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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상여금과 공동선(사목헌장26항)-1
   함세웅 신부   2004-05-08 15:04:04 , 조회 : 1,628 , 추천 : 180

보너스

보너스는, 상여금 또는 특별수당, 특별배당금으로 번역되는데 어쨌든 보너스란 노동자들에게 매우 반가운 선물입니다. 사실 돈을 더 준다는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오죽했으면 출산이 더딘 경우 ‘돈 봐라, 돈준다’ 하고 노래하면 새 아기가 쑥 나온다는 옛 어른들의 말도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모두 한번 웃곤 합니다. 그러나 그 웃음 이면에는 긍정의 뜻도 있고 비웃음과 함께 다소 냉소적인 뜻도 있습니다. 긍정함은 엄연한 현실을 인정하는 태도이며 냉소적임은 ‘그래 사람이 그렇게 돈에만 종속된단 말인가’ 하며 돈을 능가하는 인간의 품위랄까 지향을 드러내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글쎄, 이것이 나 자신의 해석이지만 그래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심없는 개인의 생각이 상식의 토대이기 때문입니다. 상식이란 말도 라틴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재미있습니다. 함께 느끼는 것(sensus communis, 영어로는 common sense)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것이 또한 진리의 토대가 됩니다. 어쨌든 요사이 “함께”라는 말이 강조되면서 공동체, 연대성, 협동심이란 말도 부쩍 늘었습니다. 좋은 현상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잊지 말아야 함은 “함께”라는 가치는 개개인 체험의 공유적 가치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돈도 그렇습니다. 내가 돈을 줗아 하는 만큼 다른 사람도 돈을 좋아합니다. 따라서 돈을 혼자 먹으면 꼭 탈이 나게 마련입니다. 나누어 먹으면 탈이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보너스 제도입니다. 보너스란 라틴어를 배울 때 첫 번째로 나오는 형용사로 bonus, bona, bonum의 좋다는 남성, 여성, 중성 중 남성 형용사입니다. 그러니까 상여금을 남성으로 표현했다는 것도 여성학적 관점에서 따지고 보면 남자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의 산물이고 남자들이 돈을 독식했다는 뜻도 되고 결국 남자들이 도둑일 수 있다는 암시도 됩니다.
어쨌든 돈이 좋지만 돈을 너무 좋아하면 탈이 나듯, 상여금도 좋지만 상여금만 좋아하면 또한 탈이 날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것이 노동자와 기업가가 함께 지녀야 할 가치라 생각합니다. 봉급과 상여금을 줄 때마다 참으로 피가 마른다는 어느 중소기업가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기업가는 노동자를 생각하고 또 노동자는 기업가의 처지를 생각하는 그러한 새로운 노동문화가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꿈을 지녀 보았습니다.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 상여금을 반납하여 회사를 살렸다는 소식을 가끔 듣게 되지만 이것은 참으로 기쁜소식이며 우리 사회의 길잡이라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과 실천

성당은 결코 기업이 아니고 그래서도 안되지만 기업적 요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돈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제인 내가 성당 직원의 봉급을 책정하고 때로는 인상 그리고 상여금을 주어야 하는 일에 최종결정권을 갖고 있는 셈인데 이 경우 사제는 흔히 기업주로 비쳐지고 직원은 노동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일한 만큼 돈을 주고 일한 만큼 돈을 받아야 하는 원칙이 분명하지만 그 기준은 위치에 따라 다르게 마련입니다. 성서는 사랑과 정의를 제시합니다. 사랑이란 서로 상대방의 처지를 생각하고 상대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아니, 나와 너의 합일, 네가 바로 나라는 점을 역설합니다. 그러나 합일의 과정에서 둘 중의 하나가 사랑의 책무를 다하지 아니할 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하나는 득을 보지만 또 한 사람은 결과적으로 불이익을 당할 뿐 아니라 때로는 엄청난 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형평의 원리 그리고 정의의 원칙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함께’ 이익이 되고 ‘함께’ 좋고 ‘함께’ 기쁜 것이 사회적 삶의 원리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공동선(共同善)이라 부릅니다. 말 그대로 함께 좋은 것입니다. 공동선이란 개인과 공동체에 함께 득이 되고 보다 쉽게 또 완전하게 자기 완성을 이루게 하는 사회생활의 조건을 말합니다. 공동선이란 양보함으로서 함께 얻는 큰 기쁨이기도 합니다. 즉 이기심을 버리고 공동체를 위하여 희생하고 양보하는 마음입니다. 이것이 국가 또는 사회의 기본적 원리입니다. 말하자면 상여금을 혼자 갖지 말고 모두 함께 나누어 갖자는 뜻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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