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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인간에 대한 존중(사목헌장27항)-2
   함세웅 신부   2004-05-08 15:21:55 , 조회 : 1,989 , 추천 : 207

사목헌장의 기초,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주제어는 바로 인간의 존엄입니다. 따라서 사목헌장 초반부의 모든 논의는 인간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27항이 바로 그 대표적 예입니다. 인간이 지닌 사회성, 인간사회에 필수적 요소인 공동선의 가치를 선언한 다음에도 다시 인간의 존엄을 강조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세 단락으로 구성된 27항은 그 첫 항목에서 인간의 존엄이 공의회의 실천적 그리고 긴급한 결론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간 관계에는 필연적으로 사랑이 언급됩니다. 인간은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인간은 서로 사랑의 대상이며 동시에 주체입니다. 따라서 사목헌장은 바로 “이웃이 자기자신”임을 상기합니다. 인간의 존엄은 바로 이웃과의 합일, 동체관계를 말합니다. 이러한 이론적 기틀에서 그 이웃을 바로 자신처럼 돌보아야 할 의무가 수반됩니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어려운 이웃에게 생계에 필요한 것을 도와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루가복음 16,19-31에 언급된 부자와 라자로의 예화가 바로 이점을 일깨워줍니다.

둘째 항목은 이웃사랑의 의무를 보다 구체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루가 10장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와 같이 구원이란 성서의 원리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율법학자는 십계명을 잘 알고 나름대로 실천한 경건한 신앙인 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 어떻게 하면 구원될 수 있는 가를 물었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는 다시 그러면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이웃을 네몸 같이 사랑하라!’는 실천의 명령에서 율법학자가 관심을 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누가 자신의 이웃인지 그 이웃의 개념, 이웃의 정의(定義)였습니다. 있을 수 있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대답은 질문취지와는 다릅니다. 강도 맞은 사람의 얘기를 하시고 거의 죽게 된 그 사람을 보고 외면한 사제와, 레위를 거론하셨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사마리아 사람의 사랑 실천을 말씀하셨습니다. 이 얘기 끝에 예수님은 다시 율법학자에게 이 셋 중에 강도 맞은 사람에게 누가 이웃이냐고 물으셨습니다. 율법학자는 “그야 물론, 세번째 사마리아 사람입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그러면 너도 가서 그렇게 해라”하셨습니다. 재미있는 고찰은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나의 이웃은 이러이러한 사람이다. 또는 나의 이웃은 모든 사람이다.” 라는 등 논리성이 있는 대답이어야 하는데 예수님은 이 이론적 질문에 실천적 대답을 하시고 계신 점입니다. 즉“누가 나의 이웃이냐고 묻지 말고, 네가 가서 다른 사람의 이웃이 되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가 나의 이웃인지 묻지 말고 내 자신이 먼저 다른 사람의 이웃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사랑의 근본, 사랑의 핵심은 바로 이러한 실천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사랑의 의무 앞에서 우리는 누구나 죄송함을 느낄 뿐입니다.

사목헌장은 버려진 노인, 천대받는 외국인 노동자, 피난민, 사생아 등을 예범으로 꼽고 있습니다. 참으로 우리 주변의 많은 어려운 이웃들의 모습 속에서 예수님을 볼 수 있고 사랑의 책무를 느끼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의무입니다.(마태 25,40 이하)

셋째 항목은 구체적으로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개인적, 가정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온갖 차원에서의 반생명적 범죄들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온갖 종류의 살인, 또 정신적, 윤리적 차원의 간접살인, 비인간적 삶의 형태 등 반윤리적 행태들을 낱낱히 고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인간을 해치는 것은 같은 하느님의 모상인 자신을 해치는 것이라는 점과 나아가 하느님 자신에 대한 극도의 모욕이란 사실입니다. 즉 하느님은 어떤 의미에서 인간을 통해서만 확인되는 분입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인권의 침해를 외면하면서 하느님을 믿고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허구적 믿음, 허구적 사랑임을 경고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인간의 기본권, 정치적 자유와 사회정의에 책무를 지니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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