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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반대자에 대한 존경과 사랑(28항)
   함세웅신부   2004-06-24 18:30:38 , 조회 : 1,638 , 추천 : 190

우리는 예수님을 해방자로 고백합니다. 사실 예수님은 사람을 죄와 벌 그리고 온갖 차별과 억압에서부터 해방시켜주신 분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무엇보다도 철저한 삶을 추구하셨습니다. 손이 죄를 짓게 되거든 그 손을 자르고 눈을 빼어 버리라고 말씀하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되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고 자신이 바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먼저 해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참으로 유명한 예수님의 가르침, 사랑의 황금률입니다. 그뿐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뜻에 맞는 사람, 서로 좋아하는 사람끼리의 사랑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하시면서 그리스도인은 이보다 하나를 더 해야(+α)한다고 하셨습니다.
사목헌장 28항이 이러한 사랑을 상기하고 있습니다. 원수에 대한 사랑은 바로 사회 정치 종교 등 모든 문제에 있어서 우리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까지도 존경하고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호의와 친절을 갖고 대화하며 뜻이 다른 사람들 또는 원수도 감동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세, 이것이 가능할까요. 성서의 고백은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똑바로 보시며, 그것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무슨 일이든 하실 수 있다.”(마태19,26)고 말씀하십니다. 그뿐 아닙니다. 또한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할 수 있다”(요한14,12)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성서작가는 토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원수에 대한 사랑, 그것은 솔직히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하느님이 명하셨고 인간의 존엄성이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만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 만남에 기대를 걸고 잘 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또 다른 분들은 만남 자체를 탐탁치않게 생각하고 아예 외면하기도 합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제거의 대상이지 대화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생각과 주장에는 나름대로 일리가 있고 그 역사적 배경도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해도 우리는 하느님의 가르침 때문에 그것을 수렴하고 용서해야 합니다.
사목헌장이 바로 이점을 역설하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목헌장은 반대자와 원수에 대한 사랑이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분별없는 양시론이나 진리와 거짓, 선과 악 등에 대해 이것저것 아무 상관없다는 일종의 무관주의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진리와 선을 분명히 인지하고 거짓과 악은 분명히 거부하되 그 사람만큼은 인내와 끈기, 대화를 갖고 인격적으로 변화를 기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우리는 누구나 하느님 앞에 죄와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때문에 스스로 겸허한 마음으로 남의 잘못과 약점을 이해할 수 있는 큰마음을 지니라는 가르침입니다. 때문에 구체적으로 우리는 북한의 김정일 체제에 대하여 무조건적 거부보다는 서로 만나 오해와 감정, 선입견을 버리고 창조적 미래를 이루자는 삶을 지향합니다. 또한 종교적 차이와 갈등도 한가지입니다. 우리는 간혹 미숙한 개신교 신자들과 목사님들의 어처구니없는 비난을 듣기도 합니다. 물론 감정적 마음이 생기지만 십자가의 못박혀 돌아가시면서 원수들과 군인들의 잘못을 용서하신 예수님의 큰마음을 함께 확인합니다. 반대자에 대한 사랑과 존경은 참으로 인간이 지닐 수 있는 가장 큰 용기이며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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