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내용 : 미리 보는 주일 독서와 복음
            강사 : 함세웅 신부 / 본 연구원장
            일시 : 3월 10일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대상 : 하느님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신자

   

성서해석의 다양성
   함세웅   2006-04-26 08:52:14 , 조회 : 2,910 , 추천 : 399



#  해석학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해석학의 효시자로 우리는 슐라이어마허(Schleiermacher)를 꼽습니다. 사람은 언어를 통해 서로의 뜻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문자를 통해 그 뜻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발설자와 청취자가 있게 마련입니다. 발설자와 청취자는 일정한 뜻을 전달할 언어, 또는 문자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첫째로 공유적 언어를 통해 문법적 해석을 꾀합니다. 곧 말 그대로, 글 그대로 이해하는 자의적 해석입니다. 사람은 이러한 의사소통을 통해 객관적 의미를 터득하게 됩니다.

둘째로는 청취자는 발설자의 자의적 표현을 넘어 그보다 훨씬 크고 깊은 것을 감지하게 됩니다. 이를 심리학적 해석 또는 개인적 또는 예감적 이해라 부릅니다. 말하자면 청취한 메시지를 통해 확보된 지식의 확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발설자와 청취자는 이와 같이 문법적 이해와 심리학적 해석 과정을 거쳐 서로 말을 주고받습니다. 때문에 완전한 이해와 소통은 이 과정의 반복과 조화된 순환을 통해 확인 됩니다. 이를 우리는 ‘해석학적 순화’이라 부릅니다. 이 원리를 성서에 적용해 봅니다.

고전적 해석 방법으로 우리는 흔히 성서를 ①자의적 의미 ②상징적 의미-예표적, 우의적, 예언적 의미 등 ③실존적 의미-개인적, 현실적, 적응적, 오늘의의미 등으로 해석하며 이해합니다. 그리고 실천적 측면에서 하느님 나라의 원리를 앞세우며 현실 속에서 충실히 살도록 노력합니다. 그런데 같은 성서 말씀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상황에서 읽을 때와 내일 다른 상황에서 읽을 때 그 의미가 각각 다르게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나의 삶의 자리가 변했고, 내 시각 또한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성서와 현실 사이에서 나의 이해는 결코 같은 자리를 맴돌지 않고 나선형과 같이 끊임없이 진전된다는 것입니다. 해석과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고 할까. 늘 같은 말씀이지만 그보다 훨씬 풍요로운 진전된 의미로 이해되는 성서의 말씀은 그 때문에 삶의 얘기, 생명의 얘기, 곧 살아있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내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해석학적 순환은 다양한 해석, 새로운 시각의 해석을 통해 진전을 지향합니다. 글쎄 두개의 원뿔형을 맞붙여 놓은 다음의 그림으로 그 진전 상황을 그려낼 수 있을 것입니다.

  〈도표〉그림은 복사를 해서 이곳에는 없습니다.

어쨌든 여성학자들의 성서 이해는 현실에 기초한 실천적 접근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성서는 삶의 집약이며 체험의 종합이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성서의 계시를 문자화된 정경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사실 오늘의 정경도 380년경 다마수스 교황 때 성전(Traditio)을 기준으로 해서 선별하여 작성한 목록입니다.

성전 또한 분명한 하느님의 말씀일진대 성서를 문자적 범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삶의 진전과정 전체를 포괄하는 뜻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서는 신앙인의 역사적 삶 안에서 지금도 계속 얘기되고 기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성서의 역동성이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엘리사벳 슈쓸러 피오렌자의 성서 주석은 큰 설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녀는 우선 성서해석의 과정을 네 단계 또는 네 유형으로 요약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교리적 해석의 단계입니다. 이 단계의 해석은 지난 세기 까지 교회가 고수해 온 방법으로 성서는 교회 또는 성직자들의 전유물로 성직자만이 성서를 권위 있게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던 방법입니다. 이것은 기계적 해석방법으로, 축자영감설과 함께 성서의 절대 진리를 주장하는 근본주의자들이 이 범주에 해당됩니다. 이 해석은 가부장적 해석으로 성서의 한 구절 한 구절이 곧 진리이며, 가부장적 사실을 확인키 위해 성서를 인용하는 방법입니다.

둘째는 역사적-사실적 해석 방법으로 첫 번째의 교리적 해석의 기계적 방법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진전된 것입니다. 곧 성서의 내용이 역사적으로 실제 사건이었는가를 탐구하면서 해석을 꾀합니다. 때문에 성서의 증언이 사실에 기초할 때에만 권위를 지니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 해석의 한계는 여성과의 관계에서 성서상 여성사도, 여성사제가 분명히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았기에 여사제는 불가하다는 식의 교리적 해석과 비슷한 논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셋째는 양식사와 편집사에 기초한 대화적-다윈적 해석방법입니다. 성서는 여러 양식을 지니고 있고 또 일정한 편집과정을 통해 종합된 문서입니다. 거기에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와 여러 공동체의 체험이 산재해 있으며 때로는 서로 모순되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때문에 역사적-비평적 해석을 통해 그 본래의 뜻을 찾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 해석의 마지막 기준은 늘 “경전 속의 경전”이라는 성서 원형의 기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넷째는 해방신학적 해석입니다. 남미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가난, 불의한 현실 상황에서 출애급의 해방을 재현해야 할 구원 사명을 자각하며 가난한 사람, 빼앗긴 자의 관점에서 성서를 재독하고 하느님을 고백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이 범주에는 여성해방의 관점도 함축됩니다. 그러나 해방신학의 한계는 해방을 논의해도 여전히 남성의 시각에서 남성의 자리에서만 해석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더구나 흑인 등 인종차별로 억압받는 남성들이 가부장적 문화권에서 소외당하는 여성들을 이해하고 동지애를 확보하기보다는 오히려 남자라는 이유 때문에 여자를 여전히 배제하고 경시하는 현실에서 여성신학자들은 여성의 자립적 삶을 더욱 깊이 체험했습니다. 이에 여성 해방적 해석을 꾀하게 됩니다.  

다섯번째의 이 성서 해석 유형은 바로 여성의 시각에서 성서를 재독하며 해석하는 방법입니다. 때문에 이들은 성서는 절대불변의 영구적 가치이다 라는 신화적 유형(architypus mythycus)으로 이해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성서를 역사적 삶 가운데서 형성된 하느님과 함께 한 체험의 집약이라 생각하여 역사적 모형(Prototypus historicus) 또는 기본모델(root-model)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은 성서의 구원적 능력을 고백하면서도 성서의 표현은 그 시대 가부장적 문화의 산물이기에 여성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상대화합니다. 전통적 성서 해석 방법은 늘 성서가 본문(Text)이고 현실이라는 상황(context)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여성해방론적 해석은 반대로 여성의 삶, 여성의 체험이 본문이며(Text), 성서가 비교되는 상황(context)으로 인식되어 이루어집니다. 그래야만 가부장적 문화의 산물인 성서가 여성의 시각에 재조명되며 올바르게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여성해방적 성서해석은 네 가지 중요한 구성요소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① 의심의 해석학에서 출발합니다. 가부장적 사고의 산물인 성서는 적어도 여성해방이라는 관점에서는 그 어떤 권위와 진리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성서 전체를 여성의 시각에서 재검증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성서에는 남성들의 편견, 남성들의 세계관을 통해 정립된 내용들이 무수히 많다는 것입니다.

② 선포의 해석학입니다. 남성위주의 성서 본문은 여성의 관점에서 재해석 되어야 할뿐아니라 고발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가부장적 산물이 아니라 가부장제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기록되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비록 여성 경시와 무관한 중립적 내용이라 하더라도 전체적 배경이 가부장적 상황에서 기록되었기에 근원적으로 재해석되고 선포되어야 합니다.  

③ 비판적 기억의 해석학입니다. 성서 안에 담겨진 여성 억압의 가부장적 요소들을 발견하여 해석할 뿐 아니라 그 때문에 아픔을 당했던 선배여성들의 삶을 생생하게 재현하여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기억의 해석학은 아픈 과거를 기초로 보다 아름다운 미래의 창조를 지향합니다.

④ 창조실현의 해석학입니다. 구원과 완성은 미래를 지향합니다. 때문에 이제 여성들은 성서 안에서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과거의 삶을 재현합니다. 특히 각 민담, 또는 야화 속에 담겨진 여성들의 역할, 아픔, 꿈 등을 창조적으로 해석하여 이상적 미래를 그립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성들 자신의 확고한 신념과 투지가 있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쓔쓸러 피오렌자의 성서해석의 방법을 다음과 같은 구도로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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