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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후원회원에게 보내는 메세지입니다.


   

핵이 없는 세상을 위하여 <강주석 신부 / 의정부교구, 동북아평화연구소 소장>
   기쁨과희망   2018-07-09 11:20:51 , 조회 : 53 , 추천 : 11



2008년 1월 1일에 발표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세계 평화의 날 담화>는 핵무기의 ‘확산 방지 체제’가 정당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염원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이 어려운 시대에 모든 선의의 사람들이 단결하여 특히 핵무기의 분야에서 실질적인 비무장화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는 일이 참으로 필요합니다. 핵 확산 금지의 과정에 아무 진전이 없는 이 상황에서, 저는 책임자들이 좀 더 확고한 결심으로 발전적이고 상호 합의된 기존 핵무기 폐기에 관한 협상을 추진하도록 강력히 당부합니다. 저는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이의 바람을 담아 이렇게 호소하는 바입니다.”

1960년대에 만들어진 이래로 오늘날까지 핵무기 보유와 관련해서 국제사회의 규범이 되어 온 ‘확산 방지 체제’에는 사실 핵무기의 감축에 관한 기존 핵 강대국들의 약속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온 인류가 공멸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고안된 이 ‘체제’는 이 지구상의 어떤 국가가 새롭게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의 핵무기 보유 국가들 역시 점차 핵무기를 감축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소망은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동서 냉전의 구도가 해체되는 과정에서도 강대국들은 핵무기에 의한 ‘억지력’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지금 이 순간에도 첨단의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위해서 무기가 필요하다고 굳게 믿는 세상이지만, 교회는 참된 지상의 평화를 위해서 핵무기 보유국들의 책임까지 지적했던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사는 이 땅, 한반도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전쟁의 위기를 걱정해야 했던 상황이었는데, 오랜 시간 동안 적대했던 세력들이 대화와 만남을 통해서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전체에서 비핵화가 이루어지고 안정적인 평화가 이룩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어렵사리 성사된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도 한반도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지금까지 북한이 약속을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다고 믿기 때문에 북한을 최대한 압박해야 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가 되기까지는 어떠한 유화적인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더 나아가 전쟁을 가정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의 잠정적인 중단도 심각하게 걱정하는 안보 전문가(?)들을 보면, 한반도의 비핵화와 진정한 평화를 향해 갈 길이 아직 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민족의 운명을 바꿔야 하는 전환의 시대에서 우리 교회는 그리스도의 평화를 담대하게 선포해야 합니다. 군사적인 압박으로는 절대 평화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믿으면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이 냉전의 구조가 해체될 수 있도록, 결국 평화적인 방법으로만 진정한 평화에 이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강주석 신부 / 의정부교구, 동북아평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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