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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후원회원에게 보내는 메세지입니다.


   

집밥 같은 일상을 존중하라 <함수아 고스마 수녀 /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기쁨과희망   2016-07-11 14:29:32 , 조회 : 814 , 추천 : 118


몸이 쉬라는 메시지를 보내와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거의 같은 시간에 일터로 향한다.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유치원에 오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시계추처럼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해서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시간에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와서도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산다. 오늘은 집밥과 같이 별 특별함이 없는 일상에 대해 얘기해 보고 싶다.

며칠 안 되는 휴가 때 그 동안의 잠 빚을 갚겠노라고 침대를 등에 지고 누리는 호사를 누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자유도 잠시 몸의 반응이 달라진다. 더 많이 쉬었는데 두통이 오고, 온 몸이 물먹은 솜마냥 무거워진다.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별것 아닌듯한 일상이 지니는 가치는 생각보다 크다. 즉, 내게 있어 아이들과 일은 아픈 나를 일으켜 세운 고마운 존재들이다.

마르코복음이 전하는 예수님의 일상은 참으로 분주하다(마르 1,14-34 참조). 온갖 병자를 고쳐주고, 마귀를 쫓아내고, 숨 가쁘게 흘러가는 하루는 새벽 기도 안에서 마무리 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고 서두르시는 그분의 일상에서 위로를 얻는다.

대작을 써 낸 소설가는 매일 정해진 장소,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쓴다. 조각가는 바위 안에 숨은 작품을 만날 때까지 반복적으로 정을 두드린다. 과학자는 수 없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실험을 계속한다. 그래야 성공하고 이루어낸다.

성공은 이렇듯 그들이 매일같이 반복적으로 걸어간 길, 그 끝에서 만나는 기쁨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일상은 선물이고 기회이다.

우리를 흔들어대는 일들은 참 많다. 이런 이유로 학생이 공부하기를 게을리 하고, 저런 이유로 직장인이 업무를 소홀히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어찌 보면 우리는 사회 곳곳에서 일상을 성실히 살아내는 많은 분들의 노고와 희생 덕에 오늘을 편히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반대로 내가 살아내는 이 하잘 것 없는 일상도 타인의 삶을 살아내게 하는 것일 수 있다.

우리의 감정이 말을 따라오지 못할 때 “그냥” 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그냥…맹물 같고 집밥 같은 일상을 즐기며(?) 살자. 우리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는 순간까지 일상을 살아야 한다. 학생은 탐구하기를, 선생은 가르치기를, 공직자들은 민생 돌보는 일을, 엄마는 엄마로서, 부부는 부부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을 성실히 걷는 것이다. 어제처럼 오늘도 뚜벅뚜벅 걷다보면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고, 하느님의 나라 또한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감각적인 화려한 축제보다 엄마의 사랑이 깃든 집밥처럼 소소한 일상에서 가치를 찾아내고 그 가치를 살아내자. 오늘을 허락하신 그분과 함께.

<함수아 고스마 수녀 /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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