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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후원회원에게 보내는 메세지입니다.


   

머리를 들어라! 구원이 가까웠다! <이영우 신부 / 연구원 운영위원장, 서울교구 봉천3동(선)>
   기쁨과희망   2016-12-13 13:40:47 , 조회 : 682 , 추천 : 104


지금 우리 시대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코미디보다 더 코미디 같은 우리 사회, 막장 드라마 보다 더 막장인 우리 사회의 모습…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희대의 사기극, 막장 드라마가 우리 사회를 들끓어 오르게 하고 분노하게 합니다. 도저히 상상이 안가고 믿기지 않는 뉴스와 SNS에 쏟아지는 글들을 봐야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서민들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거기에 부역하며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해왔던 지도층과 기득권 세력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와 허탈이 교차합니다. 분노한 시민들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광화문 일대를 해방구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갖고 손에 촛불을 들고 매주 광화문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면서 부패와 불의, 악으로 가득 찬 절망의 시대, 암흑의 시대에서 우리는 또 다른 희망을 봅니다. 광장에는 절망과 죽음을 넘어서는 새로운 희망과 생명의 체험이 있습니다. 우리시대의 부활 체험입니다.

이 부활사건은 백남기 임마누엘 농민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백남기 농민은 ‘농민이 농민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요구하며 대통령의 공약인 쌀값 21만원을 요구하다가 경찰이 쏜 직사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317일간 의식불명의 상태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경찰은 사과 한마디 없이 시신을 탈취하려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시신을 지켜냄으로써 돌아가신지 41일 만에 장례를 치룰 수 있었습니다.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소중한 씨앗을 뿌리며 생명을 가꾸었던 ‘생명과 평화의 일꾼’인 농민이 국가 폭력에 의해 힘없이 쓰러지고 죽어갔습니다. 하지만 백남기 농민은 죽었지만 죽지 않았습니다. 한 농민의 쓰러짐과 죽음을 보면서 수많은 시민들은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백남기 농민의 장례날이 2차 민중총궐기대회 날이었습니다. 장례식에 참여한 수많은 사람들은 ‘내가 백남기다’를 외치며 한 농민의 죽음을 나의 죽음으로 받아들이고 한 농민이 꿈꾼 세상을 우리의 꿈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 민주화, 그리고 농민과 모든 사람이 어울려 사는 대동세상, 생명의 세상을 같이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일어났습니다.

백남기 농민은 땅에 묻힌 것이 아니라 수많은 민중 마음 안에 묻혀서 잠든 민중을 깨웠습니다. 민중은 절망과 죽음에서 일어났습니다. 백남기 농민은 자신의 죽음과 자신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무대에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권력의 카르텔을 해체하고 새 세상을 향한 힘찬 부활의 발걸음을 내딛도록 우리를 초대하였습니다.

누군가는 이제 무혈혁명, 시민혁명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권력 교체, 인물 교체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 새 세상을 꿈꾸는 ‘새 하늘과 새 땅’인 ‘하느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힘찬 움직임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세상, 새로운 희망, 생명의 세상을 향한 부활의 몸짓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 힘찬 발걸음에 함께하여 하느님이 원하는 세상, 모든 민중이 바라는 멋진 생명 세상을 만들어 가는 12월, 아니 2016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다”(루카 21,28).


<이영우 신부 / 연구원 운영위원장, 서울교구 봉천3동 선교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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