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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후원회원에게 보내는 메세지입니다.


   

섬기는 지도자 <오민환 바오로 /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연구실장>
   기쁨과희망   2017-05-11 15:08:13 , 조회 : 746 , 추천 : 114


  
장미 대선이라 불렸던 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후보가 많았던 탓이었을까, 선거 전날까지 마음을 잡은 사람이 많지 않았다. 5번이 좋지만 이번에는 1번으로 표를 몰아줘야 할 것 같고, 4번은 진정성이 보이는 것 같고, 1번은 당선이 확실시되니 5번을 찍어야 할 것 같고, 2번만 아니면 누구든 괜찮을 거 같은데…

촛불 민심은 ‘이게 나라냐’고 물었고, 문재인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슬로건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5월 9일 저녁 8시 선거가 끝나고 출구조사가 나오자, 함성과 탄식이 교차했다. 개표 최종결과도 출구조사와 크게 틀리지 않았다. 지난겨울 ‘헬조선’의 광화문 광장의 추위를 뚫고 지켜 낸 촛불의 결과물이라 감동은 더 컸다. 인수위 과정을 생략한 채 권력을 이양 받은 민주당 국회의원은 아침 해가 뜨자 야당에서 여당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의원만 하루아침에 새로운 세상이 된 것이 아니라, 시민들도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삶의 목표가 ‘하느님을 대면하는 것’이라 했던 간디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우리는 우리가 경배하는 것이 되어갑니다”라고 적었다. 우리가 돈을 경배한다면, 또 권력을 경배한다면, 하느님의 자리에 돈을 앉혀 놓거나 왕관을 올려놓고 탐욕의 화신이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다고 고백한다. 이 고백은 하느님을 경배하듯 인간 각자는 존엄한 존재라는 것을 암시한다. 왼손에 묵주반지를 낀 문재인 디모테오 대통령이 하느님을 만나는 길에 나서기를 바란다. 하느님을 만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선거 기간 만났던 사람들의 눈빛과 말을 잊지 않고, 취임식 때 했던 말을 끝까지 지키면 된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듯이, 높아지려는 자는 자신을 낮추면 된다. 이 시대는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높이는 ‘서번트(머슴)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서번트 리더십은 경영학자 그린리프(R. Greenleaf)가 1970년대 초에 처음으로 소개하였다. 그린리프는 헤르만 헤세의 <동방 순례>에 나오는 레오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서번트 리더십의 개념을 설명한다. 정치지도자에게도 종교지도자에게 헤세가 들려주는 예화는 새겨들을 것이 많다. 그의 이야기로 장미 대선 후 느낌을 갈무리한다.

레오는 순례자들의 허드레 일을 도맡는 사람이었다. 그는 식사 준비를 돕고, 때때로 지친 순례자들을 위해 밤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었다. 레오는 순례자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살피고, 순례자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치지 않도록 배려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레오가 사라져 버렸다. 그러자 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피곤에 지친 순례자들 사이에 싸움이 잦아지고 여행은 중단됐다. 몇 년 후 심부름꾼인 줄로만 알았던 레오가 교단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리더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민환 바오로 /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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