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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기쁜소식’인가? <박기호 신부 /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부 산위의마을>
   기쁨과희망   2017-06-13 11:13:15 , 조회 : 471 , 추천 : 99



산위의 마을의 응달진 곳은 3월 말이 넘어서야 땅이 녹는다. 눈이 녹은 이후 지금까지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 지속되고 있어 밭에는 흙먼지가 날린다. 마늘은 노랗게 타들어 가고 감자 고구마 줄기가 시들어 누워있다. 비 소식을 고대하면서 자꾸 하늘만 쳐다본다. 이런 때에 농부들에겐 비가 곧 구원처럼 느껴질 것이다. 가족들은 오늘도 구원의 기쁜소식을 갈망하며 밭으로 나간다. ‘하늘은 이슬처럼 구원을 내리고 땅은 포도나무 열매처럼 평화가 열리리라.’

우리 현대사의 정치사회는 늘 고난의 지속이었고 극심할 때에는 일각여삼추(一刻如三秋)로 느끼며 버텨내기도 했었다. 그러나 촛불혁명과 문재인의 대통령 당선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이후 쏟아지는 비소식 같은 시원한 뉴스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대선이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1년이 지난 듯한 느낌이다. 누가 우리에게 이런 기쁜소식을 주었는가? 정치현실에서 선포되는 소식이 교회가 선포하는 복음보다 월등하게 압도하는 형국이다.

예수님과 순교자들은 노환이나 병사가 아니라 정치적 현실에 의해 처형당하셨다. 고상한 종교생활도 정치적 환경을 벗어날 수 없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예술마저도 정치권력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사회적 처지가 고통스럽고 이웃이 죽어갈 때에는 결코 평화도 없다. 물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절규하며 죽어가는 순간에도 초연한 명상으로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있던 누군가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우리 국민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위대한 시민혁명을 이루어 냈다. 그러나 정권을 가진 것만으로 충분치 않음을 과거 노무현의 비극으로 뼈저리게 공부했다. 지금의 기쁜소식과 함께 희망하는 민주주의와 공평의 가치들이 ‘일장춘몽’ ‘화무십일홍’이 아니라 마을 입구 우람한 정자나무처럼 서 있기 위해서라면 무엇이 필요하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 국민들은 역사적으로 정치적 좌절의 경험이 너무 많았다. 3·1운동도, 8·15해방도 4·19도 10·26도 5·18도 6·10항쟁도 결국 국민들은 고통 받고 피만 흘렸고 그 열매는 관망하던 회색 정치인들 손아귀에 바쳐져 왔다. 그런 값진 역사의 경험은 우리로 하여금 끝까지 바꿔야 한다는 신념을 주었다. 그래서 국정농단에 대한 촛불의 저항과 대통령 탄핵을 넘어 대선 승리까지 확실하게 밟아준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또 물러선다면 수구세력들에게 학습과 면역 효과만 강화해 주고 말 것이다.

농작물은 가뭄에 잎이 타들어가면서도 치열하게 생장하는데 그 이유는 열매 맺고자 함에 있다. 가뭄이 고통스럽다는 것은 결실이 불길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새로운 정치 현실은 제대로 꽃피우고 열매 맺게 관리되고 특별히 병충해 방제를 잘 해야 한다. 깨어있고 참여하는 시민에게만이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부여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마땅히 거짓 복음을 배척해야 한다. 수구 세력을 제1의 주적으로 삼고 시민의 결속된 힘으로 총력안보 해야 한다.


<박기호 신부 /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부 산위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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