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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물음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통일, 그 소박한 바람 <박미라 미카엘라 / 수원교구 >
   기쁨과희망   2018-04-25 15:01:32 , 조회 : 63 , 추천 : 16


  

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한반도의 분위기는 밝다. 평양 공연까지 일사천리로 이루어진 교류는 벅차기까지 하다. 게다가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일정도 반갑기만 하다. 한반도의 평화가 통일까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커져만 간다. 대의를 제치고서도 통일이 되면 꼭 한번 육로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해보고 싶은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2년 전 여름, 두 아들과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다. 꼭 한 번 타고 싶었는데, 마치 날 위한 듯 대한민국과 러시아가 사증면제협정을 맺어 비자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는 호사를 누렸고, 모르는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느낌적인 느낌으로 항공권이며, 기차표며, 숙소까지 예매할 수 있었다.

러시아라는 나라는 생각했던 것보다 상상 그 이상이었다. 문화적인 충격 아니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문화가 부럽고 새로웠다. 공원에는 책장이 떡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은 일상이었다. 문호들을 배출한 나라다웠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혁명광장의 동상은 어느 유명한 분의 동상이려니 했는데, 패키지여행 무리의 가이드 설명을 들으니 어느 특정인이 아닌 혁명을 이룬 무명의 동지들의 동상이라고 했다. 위인이 아닌 모두가 영웅인 것이었다.

어느 이름 모를 시골 마을의 박물관에는 그 동네의 미용사, 의사 등 동네 영웅들의 소지품 등이 진열되어 있었다. 자기 업에 열심하고 동네에서 존경받으면 동네의 영웅이 되고, 누구라도 열심히 살고 존경받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 생각들이 모여 문화가 되고 배경이 된 나라, 멋짐이 넘쳐나는 곳이었다. 약자에 대한 배려에도 또 한 번 놀랐는데, 웬만한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아이들이 무료입장이었다. 그리고 버스를 잘못 탔을 때도 버스 안 모든 사람이 도와주어, 가는 방향의 버스로 갈아탈 수 있었다.

여행은 여러 관계를 만들어내고, 그 문화를 경험하게 해준다. 막연했던 생각을 정리해주고, 책에서 접할 수 없었던 경험이라는 선물을 준다. 그리고 성숙해져야겠다는 마음가짐도 함께 준다.

공산주의를 유지했던 러시아라는 나라를 난 좋아했고 현재도 그렇다. 비록 국가의 운영방식은 무너졌지만 그 정신만은 높았다. 북한 역시 새로운 문화와 충격으로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요즘 차가운 현실을 토로하는 젊은이들에게는 통일과 민족이 사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핏줄 이데올로기는 시대착오적 개념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험한 현실 앞 통일은 낭만의 대상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유 있는 항변이지만 역사적 소용돌이에서 평화를 도출해내야 하는 한반도의 민족들은 소명의식을 가지고 통일에 접근해야 한다.

난 투철한 민족주의자도 박애주의자도 아니지만 세계 속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가 평화의 상징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내 생애에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고 싶고, 튼튼한 내 두 다리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 본다.


<박미라 미카엘라 / 수원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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