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물음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강을 건너며 <노태형 / 한강을 건너는 정릉동 주민>
   기쁨과희망   2016-03-09 10:55:25 , 조회 : 804 , 추천 : 164


난 강북에 살면서 강남에 근무한다. 아침마다 정해진 출근 시간에 지하철이 아닌 ‘지옥철’에서 한강을 건너며 매일 하루를 시작한다. 강남은 점심시간마다 맛집 앞에 늘어 선 줄을 예사로 볼 수 있고, 식사 후에는 원두커피 한 잔은 기본으로 들고 다니는 풍경이 있다.  

난 비싼 맛집보다 보통 건물 지하에 위치한 4000원짜리 식당을 찾는다. 강남에서도 내가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식당이 있다. 근데 참 좋다. 식물성 반찬 위주의 건강한 식단이라고 생각하며 긍정모드로 코드를 맞춘다. 하지만 어느 날 감기 몸살로 추어탕이나 설렁탕이 먹고 싶었지만 지하 4000원짜리 뷔페식당에 가서 밥을 물에 말아 아픈 목에 넘긴 적도 있었다.

가끔 강남에서 일을 하면서 강남에서 살지 못하는 내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난 방송에서 나오는 북한 사람들보다 행복하다는 생각에 참고 살아간다. 어쩌다 이런 생각도 해본다. 북한 사람이 강북 사람보다 잘 산다면 어떻게 될까? 아니 내가 한반도에서 제일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이라는 자괴감에 빠져 산다면 지금보다는 더 불행해 질 것이다.

강남 사람들은 낮에도, 일할 시간에도 가족끼리 함께 식사를 한다. 편한 복장으로…. 참 부럽다. 물론 저녁부터 새벽까지 일하는 가정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빌딩을 가지고 있든 졸부가 되었든 그 사람들은 행복해 보인다.

2016년 새해 시작부터 테러의 공포와 위협, 남북의 대결과 경색국면, 경제 불안 등 우리 사회의 비극적 요소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아니 분위기만 보면 어쩌면 비극이 시작되었을 지도 모른다. 마땅한 해결책 없이 볼륨만 키우는 정책은 국민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종편 방송은 물론 지상파 방송까지도 시청률 경쟁 때문인지 마치 전쟁이 날 것은 위기감을 조성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진과 동영상을 계속 내 보내면서, 고고도미사일(THAAD)를 배치해야 한다니 어쩌니 하면서 야단법석이었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이 서로 합의를 해버리니까 한반도는 순식간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미국과 중국의 입김이 불자 유엔안보리는 북한에 초강력 제재를 하고 있다. 북한의 자금줄을 막고 있고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켜 핵무장을 해체하려는 의도라 생각한다. 그런데 북한을 그렇게 고립시키고 국제 사회에서 매장을 시키는 것이 정말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까, 의구심이 든다. 한반도를 둘러싼 나라들은 역사적으로 언제나 평화와 협력이라는 미명으로 한국을 회유하고 약탈하려했다. 오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위정자들이 진정 사심을 버리고 정치를 하고 정책을 세운다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어떤 때는 한강을 건너가 보면 내가 사는 곳과 다른 세상을 보고 온다. 한국사회의 불평등, 빈부격차가 심각한 문제라고 한다. 그것을 실감한다. 마치 남북의 차이처럼.

한쪽으로 쏠림은 다른 한편의 심각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그 평형의 추를 맞추려는 것이 정치가 아닐까. 이제 곧 국회의원 선거일이 올 것이다. 힘없는 국민의 믿을 수 있는 총알은 투표뿐이다. 총알은 눈이 없다. 내가 정확히 보고 조준 사격하여야만 한다.

<노태형 / 한강을 건너는 정릉동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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