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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물음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국민이 깨어 있어야 - 4·13 총선을 내다보며<양승규 / 연구원 이사>
   기쁨과희망   2016-04-04 15:03:52 , 조회 : 836 , 추천 : 231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찬미합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파란 잎이 돋아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4월을 맞이하여 부활절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우리는 숱한 질곡 속에서도 십자가를 바라보며 희망의 노래를 부릅니다.

오는 4월 13일은 나라살림을 꾸려나갈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의 날입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총선은 민주국가에서 주권자인 국민이 성실한 일꾼을 뽑는 국가적 행사입니다. 주권자인 국민이 의식을 가지고 깨어 있어야 권리행사도 올바르게 할 수 있습니다. 정치공동체는 ‘공동선’을 위하여 존재하고, 그 권력은 무엇보다도 자유와 책임의식에 뿌리박은 도덕적 힘으로서 전 국민의 힘을 공동선에로 향하게 하는 권력이라야 합니다(사목헌장 74).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정치권력은 타락하여 부패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특히 5·16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은 국민을 핍박하고 인혁당사건 등 간첩조작으로 반인륜범죄를 저질러 국가는 그로 인한 피해자에게 국민의 혈세로 천억 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을 탄생시킨 지난 대선에서 댓글을 달아 선거에 개입하고, 서울시공무원 유우성씨의 간첩조작사건까지 벌인 국정원에 테러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그 권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 칼을 잡는 자는 모두 칼로 망한다”(마태 26,52)는 말씀은 예수님이 잡히시던 날 밤 베드로에게 하신 경고였습니다. 정보기관에 기대어 권력을 휘두르던 박정희가 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참혹하게 죽은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법은 만능이 아닙니다. 히틀러가 이른바 수권법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거머쥐고 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빚고 인류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입히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는지 돌이켜 보아야 합니다.

공자는 ‘민신’(民信), 즉 백성의 믿음이 정치에서 으뜸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국가의 안보도 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아무리 강한 군대가 있어도 지탱하기 힘든 것이 소박한 이치입니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갈등 구조를 심화시키고 세월호 사건이 2년이 되도록 진상규명조차 못하는 서글픈 현상, 가계부채와 국가의 채무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경제위기를 걱정해도 이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그 모습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국민이 스스로 일깨워야 합니다.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누가 하든 똑 같다’는 말은 악마의 유혹이고, 국민이 깨어나 변화를 추구하고 깨끗한 권리행사를 한다면 우리 정치풍토도 바뀌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후손들에게 이 부끄러움을 그대로 물려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정치권력은 이미 타락했고 언론은 그들의 눈치만 살피면서 국민들의 각박한 현실을 저버렸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다하여 사회복음화를 이룩해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은 불의를 고발하고 맞서야 합니다. 공동선을 실현하지 못하는 정치권력을 심판하고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서도 국민 모두가 투표장에 나가 깨끗한 한 표를 던져야 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정의와 공정이 살아날 수 있도록 기도와 희생을 바치는 것이 우리의 소임이 아닐까요.

<양승규 시몬 / 연구원 이사,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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