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물음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다 같이 살자 <장유진 수산나 / 수원교구>
   기쁨과희망   2016-11-22 15:08:52 , 조회 : 619 , 추천 : 105


터키 해안에서 발견된 3세 소년 아일란의 죽음으로 세계적 관심사가 된 난민문제, 시리아발 난민 행렬은 경제적 목적이 아닌 오로지 생존을 위한 탈출이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정치가들의 부패와 욕심은 수많은 약자들의 피눈물로 채워진다.

헬조선이라는 말에 이어 최근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로 대변되는 20대의 상징은 노력과 행운만으로는 고된 삶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정유라 SNS의 유치한 말 ‘돈도 실력이야, 능력없는 부모를 원망해’라는 말은 딸이면서 동시에 엄마인 내게 또 다른 고민을 안겼다. 속없는 젊은이의 말로 치부해버리기엔 너무 압축적인 이 사회의 씁쓸함을 담고 있다.

한국은 선진국이 되어가면서 사회 체제가 안정되었고, 조직은 관료화되었다. 그로 인해 세대교체가 쉽지 않고 20대는 꿈 없는 세대가 되어버렸다. 많이 공부하고, 외국어를 잘 하고, 학력 높은 세대가 무슨 소용인가. 이미 굳혀진 자본 계급간의 이동은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다. 시대 의식을 가지고 예민하게 반응했던 20대들의 표상, 정치적 진보와 도덕적 이상을 위해 싸워왔던 7·80년대 청년들의 표상은 무너졌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존에만 전력을 다하는 것이 이 시대의 청년이다.

전쟁의 논리 앞에서 인간은 괴물이 된다. 윤리가 무너진 전장에서 모든 전략적 모색과 선택은 오로지 승리를 위한 것이다. 시리아 IS군, 정부군의 무자비한 악행으로 난민들은 생명을 걸고 탈출을 시도한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고착화된 현 시대에서 생존하려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 개인의 발전을 위해 자기 계발에 열을 올리고, 세상을 바꾸려고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모인다.

죽음의 세상에 내몰린 시리아 난민들과 꿈과 희망이 사라진 죽음의 세상으로 내몰린 대한민국 흙수저 젊은이들. 살려고 발버둥 치는, 끊임없는 좌절로 인해 믿음을 상실하면서 삶을 향한 의지도 상실하는 젊은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미안함 가득이다.

오늘 혹시 웃어는 봤나 반성해본다. 얼마 전 TV에서 어떤 연예인의 말이 생각난다. 힘들고 지칠 때 위로해 주는 건 예능프로그램이라고 했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니 힘든 치료도 견딜 수 있어서 휴대폰에 잔뜩 다운받아 힘든 시간을 견뎠다고 한다. 마음이 아픈 젊은이들은 부처의 깨달음, 예수의 자비에서 더 이상 기쁨을 찾을 수 없는 듯 싶다. 생각하는 것조차 힘들고 지치는 청춘들은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11월이 시작되고 2016년이 마무리되고 있다. 최순실 비선실세 사건으로 마음이 뒤숭숭하고 모든 매체들이 떠들썩하다. 백남기 선생님의 부검 영장으로 쇠사슬을 걸던 때가 엊그제인데, 다행인지 아닌지 최순실 사건으로 지도층은 강제적 겸손 모드로 들어간 듯하다.

젊은이들에게 꿈꾸라고 하기 이전에 그 터전을 만들어 주는 것은 기성세대들의 몫이다. 내 밥벌이에 급급하다보니 미래의 먹거리를 다져놓는 데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다 같이 살자. 다 같이 살자. 공존하고 싶은 마음 한 가득이다. 기성세대들이 도움 없이는 신세대들은 도움닫기 할 수 없다. 이 세상에 꿈을 펼쳐보길 기원한다. 예수와 그의 제자들처럼.

<장유진 수산나 / 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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