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물음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바다 무덤, 돌 무덤, 빈 무덤 <신성국 신부 / 청주교구, 마리스타수도회 파견 사제>
   기쁨과희망   2017-04-04 16:21:58 , 조회 : 756 , 추천 : 108



“가만있어라!”

위급한 상황에서 안내 방송을 들은 승객들은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그때 선장은 배를 버렸다. 304명의 존귀한 인간 생명은 바다의 무덤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기울어지는 뱃속에서 철석같이 믿고 따라야했던 안내 방송, “나오지 말고 그 자리에 있으라”고만 반복했다. 왜? 왜? “어서 나가라”, “빨리 대피하라”라는 단 한마디의 말을 하지 않았나?
“방송으로만 가만있어라. 구명조끼 입고 가만있어라. 그러다가 나가라는 소리 없이 가만있어라”(생존자 신영진 / 안산 단원고 2학년).

모든 것은 거짓이었다. 수상한 출항, 거짓 선내 방송, 거짓 해경 구조 활동, 청와대 벙커의 거짓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대책, 박근혜의 거짓 약속, 거짓 방송 언론, 거짓 세월호 특조위법. 거짓 세상이 만들어낸 21세기 최대의 비극적인 참사가 바로 세월호 사건이다.

우연의 일치인가? 금년 예수부활절 4월 16일이 세월호 참사 3주기이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이 예수의 십자가 사건과 공유된다. 예수를 죽이려고 작정한 대사제들과 원로들은 온갖 거짓과 조작, 선동으로 빌라도에게 사형을 강요한다. 거짓과 어둠을 쫒는 자들과 타락하고 부패한 세상은 거대한 무덤 속에 예수와 우리 아이들을 가차 없이 묻어버렸다.

골고타가 되어버린 맹골수도의 깊은 심연에서 아이들은 십자가의 죽음을 맞이한다.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마태 27,45). 아이들의 살려달라는 애타는 기도와 울부짖음, 손톱, 발톱이 다 닳도록 피 끓는 절규가 바다 밑바닥에서 하늘 끝까지 울려 퍼졌을 것이다.

예수의 빈 무덤을 둘러싼 속임수와 헛소문도 난무했다. “대사제들은 원로들을 만나 의논한 끝에 병사들에게 많은 돈을 집어주며 ‘너희가 잠든 사이에 예수의 제자들이 밤중에 와서 시체를 훔쳐 갔다고 말하여라’”(마태 28,12-13). “해경의 에어 포켓(공기주입)은 청와대에 보여주기 위한 쇼였다. 구조 당국이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들을 완전히 속인 것이다”(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장).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들에게 헛소문을 퍼뜨리고, 김기춘 비서실장과 우병우 민정수석은 광주지검에 압력을 넣어 수사를 방해했다. 박근혜와 그 일당들은 세월호 사건의 진실을 두려워했다. 비겁한 인간들이 세월호 참상의 진실을 은폐 왜곡하려고 갖은 수작을 부린 것은 빈 무덤 부활사건의 복사판이다.  

예수는 죽음으로부터 ‘부활되었다’(Christ is risen, 수동태에 주목하라). 이젠 세월호 아이들도 우리들에 의해 부활되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만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이제는 감춰진 4·16 참상의 진실이 드러나도록 우리가 죽을 힘을 다해야 한다. 이번 5월 장미 대선도 온 힘을 다해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하고, 광화문의 촛불도 진실이 낱낱이 드러날 때까지 더 힘차게 밝혀야 한다.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는 그 날이 진정한 부활이 아닐까?    


<신성국 신부 / 청주교구, 마리스타수도회 파견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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