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물음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잠비아 선교 사제의 하루 <김한기 시몬 신부 / 원주교구, 잠비아 선교사제>
   기쁨과희망   2018-07-09 11:23:41 , 조회 : 77 , 추천 : 19



잠비아에 온 지가 벌써 9개월이 조금 지났습니다. 이제는 조금씩 적응이 되어 가고 있으나 아직은 한국에서의 사고방식이나 삶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생을 살았던 삶의 모습을 바꾸기란 쉽지 않고 또 이곳에 산다고 할지라도 한국 사람이니까 그걸 하루아침에 버릴 수는 없지요.

하루의 일과는 아침 네 시 기상으로 시작합니다. 스마트폰에 새벽 네 시 기상으로 맞추어 놓았습니다. 그것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단 일어나서 양치질부터 하고 건강을 위해 혈압을 먼저 잽니다. 그리고 물을 한 잔 마시면서 아침기도를 준비하지요. 성체조배를 위해 사제관 바로 옆에 있는 성당으로 달려갑니다. 어두컴컴한 성당에 불을 켜고 성체조배를 시작하면서 알퐁소 리구리오 성인의 기도를 바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요새는 본당의 리모델링 관계로 성체를 제 방에 모시고 있기 때문에 방 안에서 촛불을 켜고 기도를 시작하지요. 그러고 나서 성무일도의 독서의 기도를 먼저 시작합니다. 독서의 기도를 먼저 시작하는 이유는 교회의 공식기도인 독서의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을 읽으며 하루의 삶을 준비하기 위함입니다.

그러고 나서 그날의 독서 즉 제 1독서와 복음을 영어로 읽습니다. 영어로 읽는 이유는 영어가 공용어이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소통을 기하고 언어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고 나서 한국어로도 다시 한 번 읽지요. 성경을 정독한 후 마음에 드는 구절을 선택해서 한 20분 정도 조용하게 묵상을 합니다. 그리곤 영적독서를 선택, 한 2~30분 정도 독서를 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한 시간이 매우 빨리 지나갑니다.

화요일과 목요일엔 버남꾸바 성당에서 평일미사가 오전 7시 30분에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성무일도를 바치고 월요일,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오전 9시, 10시 30분 미사)을 제외한 다른 요일에는 이곳 동료들과 응접실 겸 TV실에서 오전 7시경에 공동으로 성무일도를 바칩니다. 성무일도를 개인적으로 바칠 경우에는 성무일도 후 저의 개인기도 지향에 따라 돌아가신 부모님, 동생, 친척 ,그리고 잠비아 선교를 후원해 주시는 은인들을 포함한 많은 분들을 위해 순간적으로 화살기도를 바칩니다. 대상자들이 많으므로 이 시간도 적지 않게 들어갑니다. 기도 중에 일기를 쓸 때도 있습니다.

아침 기도 후에는 방에서 개인적으로 미사 드릴 때도 있고 파티마수녀원이나 세컨다리 스쿨에서 미사를 드리거나 프란시스데일 성당 아침 미사에 참석,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하기도 합니다. 성무일도를 개인적으로 바치든지, 공동으로 바치든지 아침 기도 후에는 스마트폰을 이용, 한 시간 정도 걷기운동을 하면서 로사리오 기도도 바치고 스마트폰의 ‘팟방캐스트’의 일부를 다운로드 받아서 그걸 들으면서 가니까 전혀 지루한 줄을 모릅니다. 한 시간 산보에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아침식사를 하지요. 그렇게 하면 대개 8시 반이 조금 넘지요. 식사하고 나서 하루가 시작되는 셈입니다. 화요일과 목요일엔 성 마티아스 성당에서 오전 7시 반 미사가 있으니까 아침을 간단히 먹고 자동차를 몰고 15~20분 정도 걸려 부리나케 성당으로 달려갑니다. 지금 있는 성당에는 사제관이 없으니까 여기 프란치스데일 미션의 공동사제관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화요일이나 목요일 미사가 끝나면 일정을 정해서 신자들 가정방문을 하고 있지요. 가정방문을 해보니까 우리 신자들이 얼마나 어렵게 산다는 걸 몸소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움막 같은 곳에 사는 분들도 있고 전기가 없이 지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기쁘게 신앙생활 하시는 분들을 보면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성당에서 돌아온 다음 점심식사를 한 후 잠시 쉬다가 걷기운동을 다시 한 번 한 시간 정도 하고 샤워한 후 저녁기도를 하거나 하루를 정리하지요. 그리곤 페이스북에 그날 하루에 일어났던 일 중에 하나를 골라 사진과 더불어 게재합니다. 그러고 나서 저녁식사를 한 후 TV 뉴스를 보거나 휴식을 취한 마음, 저녁시간엔 하루를 마감하면서 그날에 일어났던 일들을 정리합니다. 그리곤 끝기도를 바치고 잠자리에 듭니다. 하루가 정말 빨리 지나갑니다. 어떻게 보면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가 가는 것이지요.

주 중에 이곳 리나드 신학생과 한 번씩 시내에 쇼핑을 하러 가는데 이는 제 차가 짐을 실을 수 있는 큰 차(도요타 하이럭스)이기 때문입니다. 공동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과 음식, 각종 생활용품들을 구입하게 되는데 쇼핑을 하게 되면 매우 피곤함을 느끼지만 공동체를 위해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기쁘게 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지난 5월 18일부터 성당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진정한 선교는 이런 외적인 것에 있기보다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고 삶을 공유하는 데 있음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기도와 성원을 바랍니다.


<김한기 시몬 신부 / 원주교구, 잠비아 선교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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