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물음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7월의 노가다 <임비호 비오 / 대전교구>
   기쁨과희망   2018-09-04 15:08:46 , 조회 : 38 , 추천 : 5



7월의 노가다

화가 난 7월의 태양이
신형 돋보기를 구입했나
현장 테크 슬라브 위에
정조준하여 땡볕을 내려 쏜다.

달궈지는 양철 테크 슬라브는
본연의 임무도 잃어버리고
삼겹살 불판으로 변신하여
맛있는 삼겹살이 언제 올라오나
뜨거운 열기를 연신 품어낸다.

하늘에서 내릴 비가
머리에서 주룩 주룩 내려
파인 눈에 차이고 넘치니
앞이 보이지 않아
기름 뭍은 장갑으로
도랑치기가 바쁘다.

망치 한 번 두드리고
도랑 한 번 치우자니
일하기도 힘든데
부가 서비스에 지쳐 쓰러진다.

하루 일당이 목숨이라
부동산 업자 프리미엄 굿판에
검게 검게 그을려 가는
산제물이 되어 간다.

노가다 일당쟁이들은
하루 하루
산제물 되어 서서히 죽어 가는데
이집 당첨되면
산 값의 두 배라고 철없는 된장녀는
샴페인을 터트리며
감사의 기도를 받치고 있다.

7월의 땡볕 산제물이 될 거라면
뚜쟁이 된장녀 샴페인 조금 덜어내어
하루 일당 속에 우리 딸내미
웃음꽃 필 수 있는 물 한모금만
넣을 수 있다면
웃는 돼지가 기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현장의 굿판에는
만판의 넉넉함이 도착하지 못했나 보다.
새로운 굿판의 제사상을 차려야 한다.
땀 흘려 잡은 망치로
자본의 허깨비 손가락으로 썼던
제문을 부셔버리고
땀 흘린 사람들이 함박웃음 지을 수 있는
우리의 제사상을 만들어
어깨동무 대동의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날을 위해
7월의 노가다는 망치를
오늘도 계속 두드려야만 한다.


<임비호 비오 / 대전교구>


* 지난 여름, 폭염을 피할 길 없이 오롯이 견뎌내야 했던 건설일용노동자의 하루를 실습니다. 또 우리 모두 유례없는 더위에 시달렸던 2018년 여름을 보내면서, 이번호는 전체적으로 지구 환경을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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