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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바치는 '정원사'라는 순수 우리말로 교회공동체를 아름답게 다듬고 가꾸자는 의미입니다.


   

평화열차, 두려움에서 희망으로 <조영숙 마리 미카엘라 / 수원교구>
   기쁨과희망   2018-07-09 11:24:48 , 조회 : 14 , 추천 : 5


  
2018년 기쁨과 희망의 날, 통일의 꿈을 싣고 달리는 평화열차(DMZ train)를 타고 분단의 아픔과 대치 현장을 찾았다. 4월27일 남북정상 회담 이후, 유일한 휴전국가에서 종전국가가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기차를 탔다. 함께한 연세 많으신 회원분들도 기쁨에 차 있어 보였다.

북한 기차의 속도로 달리는 열차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드렸다. 미사 후 함세웅 신부님께서 1945년 해방에서부터 2018년 남북정상회담이 있기까지의 우리의 억울하고 아픈 현대사를 강의해 주셨다. 강의를 들으며 힘이 없어 강대국에게 휘둘리며 우리가 통일의 주역이 되지 못하고 휴전국가의 불명예를 가지게 됨이 부끄러웠다. 이제 종전이 선언되고 통일로 남북이 평화롭게 옛 고구려의 기상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연천역을 지나 평화열차의 종착지인 백마고지역에 내려서 철원지역을 달리는 버스 안에서 기사분의 설명을 들었다. 철원평야는 현무암 분출의 용암지대로 비옥한 토양에서 생산되는 쌀은 북한지역 쌀의 공급지였다고 한다. 지금은 최전방 시골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철원군으로 행정의 중심지, 경원선과 금강산 전철이 운행되는 교통의 요충지였단다. 각종 농산물의 집산지로 은행만도 5개가 있었다 한다. 역사·문화적 중심지이어서 관광객의 왕래가 빈번한 군이었단다. 북한정권은 분단 후 공산독재정권의 강화와 주민통제를 목적으로 ‘노동당 철원군 당사’를 세웠다. 당사를 짓기 위해 강제로 백미를 징수하고 인력과 장비를 강제 동원하였다. 옛 노동당사는 양민수탈뿐 아니라 애국지사들을 체포, 고문, 학살하는 공포의 건물이었단다. 전쟁으로 파괴되었지만 건물 안에서는 싸한 바람이 부는 듯했다.

백마고지 전사자비 앞에서 치열했던 당시의 전투상황을 들었다. 휴전협정이 이루어지고 있던 시기10일 밤낮 동안 12번의 공방전으로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단다. 피의 전투로 푸른 고지가 백마가 누워 있는 모습으로 바뀌어 백마고지가 되었단다. 고지를 빼앗기고 김일성이 며칠을 울었다 할 정도로 주요한 보급로였기에 많은 전사자를 내고 지킨 곳이었다. ‘철원평화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DMZ는 푸르고 무성한 나무로 평화롭고 아름다워서 모두들 화면에 담기 바빴다. 참가한 후원회원들은 감사의 묵념과 기도를 바쳤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가 더디어 짜증스러운 생각이 들다가도, 70년 분단이 연내에 종전선언이 되고 평화통일의 전망을 꿈꾸며 행복에 잠기기도 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군인이었던 나는 김신조를 비롯한 무장공비가 내려와 어린아이를 비롯한 양민을 학살했다는 뉴스를 보고 전쟁이 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공포에 밤마다 울었다. 반공, 멸공교육을 받은 나, 임지를 따라 이동하시는 아버지 때문에 세 동생을 데리고 따로 살았던 나는 간첩이야기만 들어도 자는 동생들을 보며 두려움에 울었다. 위장전술 훈련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집 앞 산이 움직이는 모습에 기겁하고 울던 중학교 여름방학. 방학이면 부모님께 갈 때 총을 찬 군인들이 버스에 올라서 검열을 할 때면 등골이 서던 기억. 이 두려움들이 이제는 희망으로 바뀌고 있다. 엄마가 자랑하시며 가보고 싶어 하시던 원산 명사십리뿐 아니라 기차로 프랑스, 영국까지 여행을 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어 본다.


<조영숙 마리 미카엘라 / 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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