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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바치는 '정원사'라는 순수 우리말로 교회공동체를 아름답게 다듬고 가꾸자는 의미입니다.


   

나라를 분열시키는 정치인들 <조영숙 마리 미카엘라 / 수원교구>
   기쁨과희망   2019-10-04 14:53:45 , 조회 : 23 , 추천 : 0


  

​얼마 전 서울 나들이를 하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노약자석이 소란스러웠으나 으레 그럴러니 했다. 항상 노약자석에 앉으신 어르신들은 어디선가 들으신 내용으로 현실 비판적인 이야기로 지하철 안을 시끄럽게 하기에 미간을 찡그리게 했었다. 그러나 그날은 좀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 한 어르신이 ‘대통령 하야’에 서명을 하라며 청원서를 내밀었다. 대통령 때문에 나라가 반 이상 빨갱이가 되었다며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노약자석에 앉아 있는 어르신께 종용하고 있었다. 그때 머리카락이 백발인 여자 어르신이 “그럼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느냐”고 하시더니 “시대가 어느 때인데 국민 반 이상이 빨갱이냐”고, “6·25 난리를 겪은 우리가 바보처럼 공산주의를 받아들이겠냐”며 크게 꾸짖으셨다. 옆자리에서 가만히 듣고 계시던 남자 어르신도 “일본과 손잡고 경거망동하는 정치인들이 더 문제”라며 호통을 치자 청원서를 돌리던 어르신은 옆 칸으로 이동하였다. 예전과 다른 논지이기에 어르신들을 살펴보니 머리에 흰 서리가 가득 내리신 분들이 분개하고 있었다. 그런 소동이 있고 난 잠시 후 지하철 내 방송으로 호객 행위와 같은 소란을 피우지 말라며 하차를 명하고 있었다.

​ 구순을 바라보시는 지인의 어머니는 지금 대통령을 보고 실향의 아픔을 전해주신다. “빨갱이가 싫어서 남으로 내려온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하면 실향민들은 모두 공산당이냐”며 화를 내셨다고 한다.
​군인 가족이었던 나는 어릴 때, 북한에서 무장 공비가 내려온다는 소식이 들리면 비상이 걸린 아버지는 집에 오시질 못했다. 무장공비를 상상하며 엄마와 동생들과 집에서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철저한 ‘멸공’ 교육을 받았던 세대인데도, 내 주변 사람들로부터 ‘빨갱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듣는다. 우리 교회에서 배운 사회교리를 이야기하고,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을 옹호하는 말을 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그러한 이유로 논쟁을 벌이던, 부러울 것 없이 다 가진 사람들이 차츰 자신들은 ‘반진보’라며 이원론적 논쟁을 하지 않는다.

​보통 국민들의 수준은 전쟁의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와 이념의 덧칠을 넘어 진실과 공정을 외치는데, 특히 거대 야당의 정치인들은 수구적인 색깔론으로 우리 사회를 분열로 몰아간다. 권력의 시녀가 되어 버린 언론도 검증되지 않는 내용을 호기 있게, 소설 아닌 소설을 써 내려가면서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 문제는 그들이 말하는 ‘종북 좌파’가 아니라 ‘친일 매국’을 별 부끄럼 없이 떠들어 대는 정치인들이라고 생각이 든다. 너무나 쉽게 역사 왜곡과 친일 행위를 일삼는 그들은 과연 어느 나라, 어느 국민을 위한 정치인들인가?

​루카 복음서 16장 후반에 나오는 저승에 있는 ‘부자와 라자로’ 이야기가 있다. 부디 정치인들이 저승의 불길에서 아우성치는 부자처럼 탐욕과 호사를 누리며 불공정하고 불의한 사회를 외면하다가, 정의롭고 공정하신 주님 앞에서 후회하는 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조영숙 마리 미카엘라 / 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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