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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바치는 '정원사'라는 순수 우리말로 교회공동체를 아름답게 다듬고 가꾸자는 의미입니다.


   

젊음을 즐겨라 <장유진 수산나 / 수원교구>
   기쁨과희망   2016-10-12 17:19:26 , 조회 : 684 , 추천 : 106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무경력의 주부로 살다가 30대 중반에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경력 단절도 아니고 무경력의 주부로 새 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지 두려움과 내가 이력서를 쓴다고 해서 회사에서 나를 뽑을지 의문이었다.

그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새로 시작한 직장생활에서 제법 잘 적응을 했다. 잊혔던 엑셀과 회계 프로그램을 배우는데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면서 더욱 업무의 범위를 넓혀갔다.

업무가 익숙해지면서 시야가 넓어지자 이런 저런 궁금증들이 생겼다. 중소기업치고는 작지 않은 기업인데도 불구하고 20대가 없었다. 친해지게 된 협력업체에 물어봐도 역시 20대를 찾기 힘들었다. 간혹 한 두 명의 20대가 있긴 했는데, 오래 일을 같이 할지는 여지를 남겨뒀다. 이런 이유로 30대의 경력 없는 내가 직장생활에 시작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연히 사진관에서 만난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26세의 명문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는데,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사진을 찍으러 왔다고 했다. 친구들과 7급을 준비하다가 어차피 공부하던 것이어서 9급에 응시했는데, 합격을 했다고 한다.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인 그 학생은 꿈이 없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나눌 수 없었지만 좋아하는 일을 정말 잘할 자신이 없어 닥치는 대로 준비한다는 말이 왠지 서늘하게 다가왔다.

그렇다면 명문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20대는 어떨까. 내가 아는 20대가 일부라서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겠지만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첫 직장이 중요해서 좋은 자리를 찾느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청년,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많은 곳에 이력서를 투척하고 기다리는데, 마땅한 곳이 없고, 가야 할 곳들은 박봉이어서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긴 시간 하는 것이 월급도 더 많고 마음이 편하다고도 한다. 또 어떤 청년은 4년제를 나와 겨우 이런 일을 해야 하는지 자신의 정체성을 잃었다고 하면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기도 했다.

모두들 자신의 앞길을 준비하느라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었다. 그런데 행복해보이지는 않았다. 꿈을 꿀 시간도 없고, 하루하루 살아가기에도 혹독한 세상이다.

고속 경제 발전을 한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사람이 재산이었고, 사람이 경제의 원동력이었다. 일하기에도 바쁜 시간의 연속이었던 그 세대를 건너 지금의 세대는 열심히만 하면 안되는 세상으로 변했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잘 하는 것이 중요하고,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게 되었다. 시간의 노력이 결과로 보여지지 않으면 낙오자가 되는 모습을 너무 많이 학습한다. 마지막이 좋으면 다 좋은 것이지만, 마지막이 좋지 않으면 과정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시간이 되고 만다.

20대들은 지금도 삶의 현장에서 무슨 이유로 열심히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열심히만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길 바란다. 진정한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을 헛되이 흘려버리질 않기 바란다.

“젊은이야, 네 젊은 시절에 즐기고 젊음의 날에 네 마음이 너를 기쁘게 하도록 하여라. 그리고 네 마음이 원하는 길을 걷고 네 눈이 이끄는 대로 가거라. 다만 이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께서 너를 심판으로 부르심을 알아라”(코헬11,9).

<장유진 수산나 / 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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