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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바치는 '정원사'라는 순수 우리말로 교회공동체를 아름답게 다듬고 가꾸자는 의미입니다.


   

아, 가슴이 무너진다! <안충남 시몬/ 서울교구>
   기쁨과희망   2017-02-09 10:15:39 , 조회 : 685 , 추천 : 98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도 1000일이 지났다. 아직도 아홉 명의 시신은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나는 부끄럽게도 아직껏 세월호 영령들 앞에 조문을 못하였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세월호’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쓰라리고 눈물이 솟아 도저히 그 어린 영령들을 못보고 까무러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 어리고 밝은 얼굴들이 모두 다 내 손자, 손녀 같은데 무능하고 부패한 내가 아무것도 못해주었다는 죄인의 심정으로 그 아이들의 얼굴을 마주할 수가 없다. 살려달라는 그 애절한 목소리가 마치 사진 속에서 절규하는 것 같다. 그 절규는 내가 살아온 추악한 세월을 미화하며 변명했던 지난날의 나를 붙들고 통곡할 것만 같다. 또 하나는 그 참사가 몇몇의 일시적인 잘못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온 추악한 우리들 죄악을 결정체인 것이다. 나는 그 영혼들 앞에 고해성사를 하고 싶다. 왜! 그들은 모두 어린 예수님이기 때문이다.

   지금 특검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 과정에서 부패한 권력자들은 세월호 참사를 축소 은폐하고 선체와 시신 인양을 방해하고 지시하고 또 대통령이라는 자는 가족과 국민 앞에서 그 알량한 눈물을 짜고 뒤로는 ‘어버이연합’이라는 악마 단체를 통하여 유가족에게 몹쓸 짓을 시키고 악성 루머를 퍼뜨리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르도록 하였다. 당신들은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을 아는가. 교통사고이니 이제 그만하고 돈이나 많이 받으라고 한다면 당신들을 그렇게 하겠지.

   우리 교회 내에는 사사건건 정부의 수구적 행태를 지지하는 정치집단인 ‘대한민국수호천주교신자모임’(대수천)이라는 단체가 있다. 대수천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성직자와 수도자 모독을 서슴지 않는 그들의 행태와 언변이 상당히 악마적임을 알고 있다. 그 모임의 회장이라는 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을 맡아서,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 바리사이파들처럼 궤변을 늘어놓고 헌법재판소에서 기도하는 추악한 모습을 보이며 우리 천주교를 모독하고 있다.

   이쯤 되면 예수님이 보여주셨던 정의, 진리를 위해서라도 교구청에서 무어라 한 말씀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히틀러 독재시대에 아우슈비츠의 독살에 수백만 명이 죽어나가도 입 다물고, 교회 안위만을 지키다가 결국 수십 년이 지난 뒤에 교황께서 잘못한 것이라고 사과 한 말씀만 하면 그만인가. 예수님은 불의에 맞서고 질타하고 민중을 일깨우는 일을 하시다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우리 교회는 침묵만 지킨다.

   맹자 말씀이 측은지심(仁), 수오지심(義)이 없으면 사람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인간은 도리(道理)가 있어야 한다. 지금 그들에게는 도(道)가 사라졌다. 옛 어른 말씀에 도리를 어기면 하늘이 가만두지 않는다고 하였다. 시인 이호우(1912-1970)의 ‘바람별’이라는 시에 “욕(辱)이 조상에 이르러도 깨달을 줄 모르는 무리. 차라리 남이었다면…” 이라는 구절이 있다. 정말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구절이다.

   분통이 터져 더 말을 못하겠다. 지금 창밖을 보니 밤에 하얀 눈이 내렸다. 더럽고 추악한 모습이 눈같이 하얗게 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1000만 촛불이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지켜줄 것이다.

   영원히, 영원히. 하느님! 세월호 영령들의 눈물을 거두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하얀 저 하늘에서 잠들기를 기도드립니다.

   <안충남 시몬/ 서울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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