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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바치는 '정원사'라는 순수 우리말로 교회공동체를 아름답게 다듬고 가꾸자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가치 단위 무엇인가 <김선화 율리안나 / 서울교구>
   기쁨과희망   2017-03-17 11:12:36 , 조회 : 339 , 추천 : 68


   단위라는 것은 우리 생활에 편리함의 기준의 척도이며, 거리, 속도, 무게, 길이, 넓이 등 미리 약속된 기준을 통해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줍니다. 즉, 단위의 사용은 생산적이고 오류를 줄여주는 효율성마저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다양한 언어만큼이나 단위도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그램(g), 미터(m), 평방미터(m2), 킬로미터(km)와 같은 익숙한 단위가 있는가하면, 인치(inch), 피트(feet), 야드(yard), 마일(mile), 온스(ounce), 파인트(pint)는 처음 접한 이에게는 가늠할 수조차 없는 새로운 세계의 단위입니다. 이처럼 단위 속에는 각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생활의 이해가 담겨져 있습니다.

또한 패권주의가 팽배했던 제국주의시대에서는 단위가 힘의 상징으로써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나라의 단위가 널리 통용되느냐에 따라 그 시대의 강대국을  판가름 할 수 있었습니다.

근대에 들어서 산업화의 확산과 함께 단위는 효율성이라는 명목 하에 통일되었고, 이것이 표준화의 시작되었습니다. 이로서 단위 사용은 어느 정도 정리되었지만, 전통 단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몇몇 나라도 아직 엿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소위 강대국에서 더 많이 보여 지지만 이는 힘의 작용이라기보다 약소국이 스스로 효율성에 밀려 표준화 단위를 더 쉽게 받아들인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그 편이 더 경쟁력 있고, 생산적이며, 효율적이라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인치와 피트만큼이나 척(尺), 치(寸). 두(里)와 같은 우리네 전통단위가 어색하고 낯설음이 씁쓸해집니다.

이처럼 단위 사용은 사회변화에 따라 변천되었고, 이 또한 자연스런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도 모르게 자리 잡고 있는 새롭고 강력한 단위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화폐의 단위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얼마짜리로 표현하는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표현은 아직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 사람의 연봉이 1억이래”라고 듣는 순간 그 사람이 달리 보이는 속내, 또는 월 백만원을 버는 사람과 연봉 1억을 버는 사람이 있다면, 왠지 연봉 1억을 버는 이가 하는 일이 더 가치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렇게 치부해버리는 현상이 바로 제가 말하는 새로운 가치 평가이며, 새로운 단위입니다. ‘나는 아니야’ 라고 생각하시나요?

예를 들어 아주 가치 있는 것을 설명할 때, “이것은 매우 가치 있고 중요하고 소중한 것입니다”라고 아무리 미사여구를 덧붙여 설명해도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하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건 100억짜리예요” 라고 설명한다면 우린 확실하게 “아, 귀한거로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에겐 어느새 화폐 단위가 그 만큼 효율적인 가치 기준의 단위로 자리해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안타까운 것은 단위 사용의 그 대상이 사람에게까지 확장된다는 사실입니다. 적어도 우리의 가치 존중은 우리가 의식해야 지켜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너무도 익숙해져서 누군가를 얼마짜리로 부르는 세상은 이제 없어야 할 것입니다.


<김선화 율리안나 / 서울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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