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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바치는 '정원사'라는 순수 우리말로 교회공동체를 아름답게 다듬고 가꾸자는 의미입니다.


   

정치하는 신부? <조영숙 마리미카엘라 / 수원교구>
   기쁨과희망   2017-08-10 15:21:56 , 조회 : 430 , 추천 : 163



​ 지난 19대 대선이후 옆 본당의 교중미사 참례 신자 수가 적어졌다는 소문이 돌고, 다른 본당은 이동하신지 1년이 안되신 신부님이 또 바뀌셨다는 말들이 계속 떠돌았다. 대선을 앞 둔 주일미사 때 신부님이 현 대통령인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는 말씀을 한 것이 그 이유라 했다.

지난 부활 4주이자 성소주일이었던 그날 복음(요한 10,1-10)은 유달리 ‘문’이 강조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난 대선 때도 복음이 같아서 문을 강조하신 신부님께서 선거법위반으로 벌금을 냈는데, 우리 본당신부님도 당신은 돈도 없으시고 의도도 없으니 고발하지 말라고 해서 신자들이 한바탕 웃었다. 그러나 바른 선택이 필요한 시기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지구내의 신부님이 이번에 벌금형을 받으셨다고 한다. 그 신부님은 본당에서 ‘세월호 배지’를 나누어 주셨는데 신자로부터 기관원 같은 사람들이 드나들어 불안하다는 소리를 들으셨단다. 신부님은 청소년 사목과 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제로 정치적 의도보다는 그리스도의 정의에 입각하여 상처받은 이를 보듬었을 뿐인데, 같이 아파해야 할 신자들도 불편해한다는 게 실망스럽다.

왜 사제가 정치를 하냐고 한다. 인간 사회에서 정치가 아닌 게 있을까? 사람들은 각자의 의견이 있어 서로 다른 견해를 조율하고 타협하며 살지 않는가.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사회, 국가 모두가 정치 아닌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사제들이 사회 불의나 진실을 알려주면 정치발언이라며 대들다가 이제는 사제를 고발까지 한다. 대선 후유증을 보면서, 프랑스대혁명 시절, 깨어있는 사제들의 영향력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1789년 프랑스혁명은 시민혁명이요 왕정과 신분제의 종식을 가져온 혁명이다. 자유·평등·박애의 시민정신이 고취되었다는 이 혁명의 뒤에는 시민의식을 일깨운 성직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프랑스에서 3개로 나뉜 신분 중에 성직자는 제1신분이었고, 성직계급에서도 추기경을 비롯한 귀족 출신 고위성직자들은 절대군주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정치적 지배권을 누렸다. 그러나 ‘교육받은 가난뱅이’로 불린 평민 출신의 하급성직자들은 박봉과 사상적 불평불만을 지니게 되었다. 향촌에서 ‘존경받는 유일한 지식인’인 하급성직자들은 계몽사상을 접하고 사회질서 개혁에 분노한 감정 등을 전달하고 무지를 깨우쳤다고 한다. 프랑스혁명의 소용돌이는 전 유럽으로 퍼져나간 부르주아혁명이었지만, 도시에서 시작되어 농촌까지 이어진 시민혁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시민의 의식화와 무지를 깨우쳐 준 평민 성직자의 공이 아닐까 한다.

한국 교회도 최근 사회교리가 강조되고 그리스도 복음정신으로 진리와 정의를 선포하고 행동하시는 신부님들이 있기에 깨어있고 성령이 함께하는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자들도 기도와 더불어 세상을 올바로 볼 수 있는 공부와 성찰을 해서, 복음을 바르게 알아듣고 실천하는 깨어있는 그리스도교 신앙인의 모습을 가졌으면 한다.


<조영숙 마리미카엘라 / 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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