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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바치는 '정원사'라는 순수 우리말로 교회공동체를 아름답게 다듬고 가꾸자는 의미입니다.


   

평신도의 소명 <장유진 수산나 / 수원교구>
   기쁨과희망   2018-02-07 10:44:14 , 조회 : 135 , 추천 : 46



한국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이하 평협) 설립 50주년을 맞아 평협의 요청에 주교회의가 응답해 ‘2018 평신도 희년’이 선포되었다. 최근 희년이 잦아서 희년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긴 하지만 ‘평신도’가 주인공인 희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평신도들이 세운 교회로 한국 교회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우리의 자랑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출발은 이승훈이 북경에서 영세하고 돌아온 1784년 봄으로 잡는다. 하지만 그보다 5년이 앞선 1779년 겨울 천진암 주어사에서는 당대의 석학 권철신이 주재하는 강학회가 있었는데 권철신·일신 형제와 정약전·약종·약용 형제, 이승훈 등 10여 명의 석학들이 이벽과 함께 서학에 대한 학문적 지식을 종교적 신앙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신앙의 선조들이 천주학을 세상 이치에 대한 학문이 아니라 삶의 근거로 삼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자생적인 교회가 조선 땅에서 시작되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만 해도 가톨릭교회에서 평신도는 성직자에게 가르침을 받고, 세례를 받고, 주일을 지키고, 전례에 참석하며 성사생활을 하는 존재, 성직자가 시키는 대로만 따라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마치 교회공동체에는 교회를 사목 운영하고 성사를 집전하며 강론하는 성직자와 지위도 책임도 없이 교회의 부차적인 질서를 구성하는 데 불과한 일반 신도라는 두 계층이 있는 것처럼 간주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통적인 가부장제와 맞물려서 그랬는지, 성직자와 평신도의 관계에서 권위주의적 요소가 더욱 강하게 드러났다. ‘교회 안에서 성직자에게 복종하고, 성직자들이 명하는 대로 잘 실행하고, 성직자들을 존경하는 것을 의무로 하는 것이 평신도의 특징’이라는 레오 13세 교황의 말 그대로였다.

‘평신도 주교’라고 불렸던 양한모 선생이 깊이 고뇌했던 신앙생활의 주된 관심사는 ‘평신도의 신학적 소명이 무엇인가’였다. 그가 1982년 집필한 <신도론>(가톨릭출판사)의 핵심은 결국 신도의 사도직에 대한 능동적인 관심으로 스스로의 사도적인 힘을 재편성하여 한국교회를 신도 중심으로 전환, 거룩한 사도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데 있다고 했다.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일원인 평신도들이 교회의 본질적 사명인 복음 선포와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수행하는 온갖 형태의 활동을 ‘평신도 사도직’이라고 부른다. 세속 안에서 살아가는 평신도들은 특히 “복음 선포와 인간 성화에 힘쓰며, 현세 질서에 복음 정신을 침투시켜 현세 질서를 완성하는 활동을 통하여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고 인간 구원에 이바지함으로써”(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평신도 사도직 교령’ 2항) 사도직을 수행한다.

평신도 희년을 맞아 신앙선조들의 선각자 정신을 이어 받아 교회에서 실종된 평신도의 지위와 역할을 회복하고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평신도의 신분을 어떻게 우리 역사와 현실에서 올바르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소명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장유진 수산나 / 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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