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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로 산다는 것 <서북원(베드로) 신부 / 수원교구>
   기쁨과희망   2019-07-02 11:53:49 , 조회 : 28 , 추천 : 2




지금 이곳 대리구청에서 살기 전 만 26년 사제생활 동안 줄곧 본당 사목을 했다(2년 사회복지법인 제외). 그 시간을 되돌아보면 솔직히 신자들에게 너무 엄하게 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가끔 그 전 본당에 있던 신자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참 무서웠다고 하는 얘기들을 한다. 인정한다. 하지만 나름대로 사제로 생활하며 가장 신경 쓰며 사목했던 부문은 정말로 신자들이 하느님의 자녀로 누구보다 더 확실하게 주님을 따르며 생활하기를 바랐다. 그 방법이 좀 더 엄하게 채근하며 살게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닌 옳은 것이 좋은, 그래서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생활을 하게끔 하는 것이 사제로서의 직무라고 나름대로 생각하며 신자들을 대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하는 신자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사제로서 생각한 것은 어쨌든 신자들의 반응은 반반이다. 엄하게 한다 해도 따라주는 신자들 반, 그렇지 않은 신자들 반, 반대로 온화하게 대해도 그 경우 역시 반반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주관대로 사목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며 사목을 했다. 그러다 사제 수품 25주년 은경축을 맞이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사제의 삶, 그리고 앞으로의 남은 사제의 삶, 어떤 모습으로 사목을 할지…. 물론 지금까지의 사제의 삶을 후회한 적은 없다. 적어도 누구보다 예수님의 대리자로서 맡겨진 양들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사제생활을 했다고 자부한다(교만인지 모르지만…). 그런데 방법에 대해서는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사실 지금까지 나름대로 철저하게 신앙생활을 하라고 얘기해서 그 말을 들은 신자들은 그래도 최소한의 신앙생활을 했던 이들이다. 물론 더 강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채찍을 가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당에 나오는 신자들이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점점 기본적인 주일미사도 안 나오는 신자들이 늘어나는데 나오는 이 신자들마저 나오지 않는다면 교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래서 감사하게 되었다.

나오는 신자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표현하기로 했다. 항상 성당에 나오면 내라고만 했는데 이제는 베풀기 시작했다. 신자들이 내는 교무금, 헌금으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그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주일학교 학생들부터 간식을 유기농 농산물로 자모회를 통해 직접 만들어 주라고 했다. 그리고 여름신앙학교 가는데 등록한 학생에 대해서는 무료로 갈 수 있게 했다. 성탄 때에는 받은 등록비를 가지고 성탄 선물을 준비하라고 했다. 어른 신자들에게도 본당의 날에 우리농산물 쿠키 선물세트를 개인별로 주고, 한 달에 한 번 국수 나눔을 통해 9시, 교중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은 그냥 먹을 수 있게 해주고, 기회 있는 대로 성당에 나오는 신자들을 위해 베풀었다.

작년 말 현재 교세통계에 주일미사 참례율이 전국 평균 18.5%라고 한다. 깜짝 놀랐다. 지금 이대로 간다면 얼마 못 가서 문 닫는 교회가 나오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도 나오지 않았는가. 지금은 본당이 아닌 대리구청에서 지내지만 앞으로 본당에 나가게 되면 더 신자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칭찬하고 고마워하면서 살겠다. 산다는 것은 되어 가는 것이라고 했다. 과정을 중요시하며 신자들과 함께 누구보다 신명 나는 사목을 하기로 다짐하며 오늘도 주님께 은총을 청한다.    


<서북원(베드로) 신부 / 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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