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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신부님들께 드리는 말씀 <홍성남(마태오) 신부 / 서울교구>
   기쁨과희망   2020-03-04 12:52:56 , 조회 : 42 , 추천 : 4




새 신부님들, 고된 신학교 생활을 마치고 서품 받으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금은 마음껏 축하를 받으실 시간입니다. 새 신부님들을 위해서 무슨 선물을 드릴까 하다가 제가 그동안 여러 신부님들을 보면서 느낀 것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가 그동안 본 바로는 한 본당이 활성화되는 여부는 어떤 신부님이 사목을 하는가에 달렸습니다. 어떤 신부님이 가는 본당은 신자들이 늘어나고 공동체가 활기를 띠는데, 어떤 신부님은 가는 데마다 쑥대밭을 만드는 경우가 있더군요. 사제는 지도자이기에 지도자로서의 품성을 가진 사제가 사목을 하는 본당은 활성화가 되는데 그렇지 못한 사제가 사목을 하는 곳은 지리멸렬하다는 것입니다. 사제의 모습은 네 가지로 보여집니다.

최상의 사제는 ‘똑게’-똑똑하고 게으른 사제라고 합니다. 게으르다는 것은 아무것도 안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늘 귀를 기울이고 신자들을 기다려주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사제들은 아이들이 가까이 합니다. 성당에서 아이들이 매달려서 떨어지질 않는 사제들은 영성뿐만 아니라 심성 또한 좋은 사제들입니다. 이런 사제들은 그 본당을 떠나고 난 뒤에도 늘 신자들의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두 번째 사제의 상은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신부입니다. 이 부류의 사목자들은 상반된 평가를 받습니다. 본당의 모든 일에 관여하기에 열심한 신부님이란 평가를 받는 반면 아주 작은 일까지 다 끼어들고 잔소리를 해대어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란 평을 듣습니다. 이런 사목자들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내가 모든 걸 다 알고 있고 신자들은 아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자만심, 교만입니다. 그래도 본당은 죽지 않고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 번째 부류부터가 아주 골치 아픕니다. ‘멍게’-멍청하고 게으른 사제. 강론도 시큰둥, 미사도 마지못해 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사목을 하는 것을 귀찮아합니다. 이런 본당의 신자분들은 참으로 곤욕스럽습니다. 본당신부가 아무것도 하질 않으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에 본당공동체가 지리멸렬해갑니다.

사제 중의 가장 최악은 ‘멍부’-멍청하고 부지런한 사목자.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은데도 되지도 않는 일,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돈을 퍼붓고 신자들이 반대하면 ‘니들이 알긴 뭘 알아’ 하면서 고집불통, 독불장군식으로 일을 밀어붙이는 사목자들. 이런 사제가 지나간 본당은 그야말로 쑥대밭입니다. 대개 이런 사람들은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만 데리고 일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은 개무시해서 본당에 분열이 생기게 하고 냉담자를 양산합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절대로 자기 문제를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성격장애자가 이런 경우입니다.

어떤 신자분이 한탄하듯이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새로 오시는 신부님이 제발 덜 거룩하고 덜 똑똑했으면 좋겠다고요. 신자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목자가 가장 바람직한 사제란 것입니다. 사제는 신자분들에게는 심리적 아버지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한 본당의 마음의 아버지는 가정의 아버지와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더욱이 신앙을 찾는 분들은 대부분 마음이 외로운 분들이기에 신부님들이 하시는 말씀 한 마디 한마 디가 위로가 될 수도 있고, 상처를 줄 수도 있기에 신부님들께서는 늘 내가 아버지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가 스스로를 살피는 삶을 산다면 늘 보고 싶은 신부님이 될 것입니다.



<홍성남(마태오) 신부 / 서울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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