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함께하는 사목'은 한국교회 사제들의 사목정보와 체험을 나누고자 마련한 사목자 정보교환지입니다


   

시간은 공간보다 우선합니다...(함세웅신부)
   기쁨과희망   2016-01-06 16:16:19 , 조회 : 872 , 추천 : 198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복음의기쁨⌟ 222-225항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한국어 첫판은 “때는 시간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오역했다가 지적을 받고, 5쇄(2014.3.19)에 이를 교정했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성성(聖性)

   성성(聖性)은 하느님과 맺는 관계에서 형성되는 영적가치로 시간과 공간이 그 첫 출발점입니다. 1년 12달 365일 중 하느님과 관계된 날이 바로 축제일로 안식일, 안식년, 희년, 성시간이고, 하느님과 관계된 장소 곧 성전, 성지, 성소 등이 설정됩니다. 따라서 종교교육 과정에서 어린이들에게 제일 먼저 강조해야 할 내용은 시간과 장소의 구별인식입니다.

지금이 어느 시간, 어느 때인지, 이곳이 어떤 장소, 어느 곳 인지를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곧 시공의 성성을 올바로 인식함이 영성의 첫걸음입니다.

시간은 4차원이고 공간은 3차원이기에, 4차원의 시간이 3차원의 공간보다 우선함은 상식입니다. 공간에만 기초한다면 결국 집, 땅, 아파트 등 재물에 매몰된 소유욕의 존재가 되고, 시간을 우선한다면 역사적 가치를 지닌 사람으로 물욕을 넘어 우주적 가치를 지향한 열린 사람이 됩니다. 이러한 사람은 앞으로 나가면서 변화를 추구하며 하늘을 우러르며 하느님과 영원을 향하는 뜻있는 존재입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해 서울 쑥고개성당의 김홍진 신부님이 승천, 부활, 내세 등을 우주적 차원의 새로운 시각과 연계해 강론하는 것에 자극과 암시를 받아 이 대목을 새롭게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의 시간, 권력의 공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새누리당 박근혜 등 정치인들과 수구 관료들은 3차원의 공간에 머물러 있는 권력의 노예로 “모든 것을 현재에 가두어 두려고 하는 무모한”(복음의기쁨 223항) 사람들입니다. 반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은 4차원의 가치를 중시하는 시간 안에 살면서 영원을 추구하는 열린 사람들입니다. 이에 대해 ⌜복음의 기쁨⌟은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시간을 우선시 한다는 것은 공간들을 장악하기 보다는 진전의 과정들을 시작하는 것에 더 관심을 갖는다는 의미입니다. 시간은 공간들을 지배하고 밝혀주며 쉬지 않고 확장하여 결코 퇴행할 수 없는 사슬을 이루도록 엮어 줍니다.”(223항)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

   2000년 희년에 전자관계 전문가 교우 한 분이 2000년을 빛의 속도로 환산하는 계산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빛은 똑딱하는 1초 동안에 지구를 7.5바퀴나 돕니다.

그것을 날수로 계산하면 7일 12시간, 곧 빛 1초의 거리와 시간은 7.5일이 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빛의 하루의 거리는 결국 7.5×60초×60분×24시간=648,000바퀴로 그 숫자만큼의 지구의 날자가 됩니다.

2000을 날짜로 계산하면 2000×365=730,000 곧 73만일(日)입니다. 이 73만 일(日)을 빛의 속도와 거리로 환산하면 730,000÷648,000=1.12로 결국 2000년을 빛의 속도로 계산하고 일자로 환산하면 하루 정도가 된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과학자들은 이 우주의 신비를 이론적으로 11차원의 가능성으로 설명하고 있답니다.


   생명의 신비와 빅뱅이론

   해부학자는 생명과 인체의 신비를 연구하면서 너무나도 미세한 세포의 생명력과 반응에 놀라며, 미생물학자의 경험도 심오합니다. 반면 광대무변한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우주세계에 놀랍니다. 그런데 이 거시영역과 미시영역이 각각 다른 이름으로 설명된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실토하면서 과학 연구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일반적 연구는 4차원의 세계를 넘어 물리 수학적으로 우주의 생성원리를 빅뱅이론으로 설명했습니다. 빅뱅이론은 한순간 대폭발을 통해 공간과 시간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입니다. 과학자는 그것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양성자 크기의 0과 0.1사이에 20개의 0이 낀 그 극미한 것 하나가, 0이 31개 붙은 숫자분의 1초 동안 폭발하면서 우주가 탄생했고 그 크기가 10의 78승으로 팽창했다는 것입니다.”(김병익, ‘어제가 없던 어느날 문득, 한겨레신문 2015.12.25)


   초끈이론(끈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라는 가설)

   어쨌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입니다. 초끈이론은 초미세 공간 안에 원자가 있고, 원자에는 원자핵과 그 주의를 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최소의 단위가 아니고 그 내부에 다시 3쌍으로 움직이는 쿼크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소립자라는 것입니다.

초끈이론은 이 소립자가 물질의 최소단위가 아니고 1차원의 길이를 갖고 ‘진동하는 끈’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여기에서부터 모든 이론을 전개한답니다. 이 끈의 존재를 발견하는 것은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불가능하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가장 대표적인 가설입니다. 이 초끈이론은 양자기하학, 대칭성, 공간찢기, 다중공간과 연결됩니다.(브라이언 그린, 『엘러건트 유니버스』, 승산 2002 참조)


   빅뱅이론을 넘어선 다중 우주론

   어쨌든 시간은 우주 빅뱅의 팽창원리의 결과로 138억 년 전의 일이며 앞으로 187억년 후에는 태양도 소멸된답니다. 그 뿐 아니라, “이제는 다중우주론으로 건너가 빛도 이 우주에서 다른 우주로 건너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중우주론은 우리의 우주가 유일한 우주가 아니고, 마치 폭포수 밑에 수많은 물방울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듯 전체 우주는 불규칙하게 생겼다가 사라지는 수백조 개 이상의 거품 우주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우주 속에는 정체와 존재 양식을 전혀 알 수 없는 암흑 물질이 23%, 정체불명의 암흑 에너지가 72%, 이와 같이 우주 구성 성분의 95%의 실체를 모른답니다.”(권진혁, 빅뱅인가 창조인가, 국민일보 2015.10.30.)


   우주의 신비, 하느님의 신비

   한마디로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 또는 그 광대무변한 다중우주론에 대해서는 다 알 수 없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고백이며 한계입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우주의 신비를 풀려고 애쓰는 그 과정이 아름다운 행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느님을 묵상하면서 끝내는 ‘만일 당신이 이해했다면 그것은 하느님이 아닙니다. 만일 당신이 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은 하느님이 아닌 그 외의 것을 이해한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부분적으로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은 바로 당신 생각에 속을 뿐입니다’라고 그의 저서 곳곳에서 고백하고 있습니다.(엘리사벳 존슨, 『하느님의 백한 번째 이름』, 바오로딸, 20쪽 이하)

따라서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느님을 안다고 고백하기’보다는 오히려 ‘하느님께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정직한 고백이라고 술회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의학의 경우에도 의사들은 인체의 15-20%정도를 파악했을 뿐 나머지 80-85%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것입니다. 초월의 세계, 이것이 바로 자연과 우주 인체의 신비이며, 이 미지의 신비가 곧 하느님의 영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느님을 사랑하며 고백하고 하느님을 인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인식하려는 노력 그 자체가 믿음이며 구원 그리고 과학적 탐구력입니다. 이에 새해 아침에 정성된 마음으로 경건한 믿음과 진지한 과학의 이름으로 하느님과 우주를 노래하며 첫 발을 내딛습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함세웅 신부 / 서울대교구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8tu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