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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마중물...(김일회 신부 / 인천교구)
   기쁨과희망   2016-07-11 14:15:30 , 조회 : 590 , 추천 : 101


사막은 물이 없어서 사막입니다. 물만 있으면 사막은 사막이 아닙니다. 한 나그네가 있습니다. 그는 사막을 걷다가 물이 없어서 거의 죽게 되었습니다. 죽음의 사막에서 오아시스는 생명입니다. 그는 오아시스를 겨우 발견하였고, 그 곳에는 펌프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중물 한 바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이 마중물을 마시면 이 우물물은 영원히 마실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마중물을 펌프에 넣고 물을 퍼 올리십시오. 그리고 마시기도 하고,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하고, 떠가지고 가시기도 하십시오. 그리고 뒷사람을 위하여 마중물 한 바가지를 떠놓으십시오.”

나그네는 목말라 죽게 된 상황에서 고민을 하였습니다. 이 물을 마시면 자신은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펌프에 이 마중물을 넣었는데 물이 나오지 않으면 목말라 죽게 될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중물을 넣고 물이 나오게 되면 그는 물을 쓰고 싶은 만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고민하던 그는 목말라 죽을 것을 각오하고 마중물을 펌프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온 힘을 다해 펌프질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물이 올라오지 않아 실망과 낙담에 빠졌지만 힘을 다해 계속 펌프질 하다 보니 어느새 물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나그네는 마음껏 물을 사용하고 다시 마중물을 떠놓고 가던 길로 떠났습니다. 이것이 마중물입니다. 마중물이 없으면 땅속에 있는 물을 펌프로 퍼낼 수가 없습니다. 마중물은 펌프에서 물을 끌어 올리는 데 꼭 필요한 물입니다. 만일 누군가 마중물을 물을 푸는 데 사용하지 않고 목마르다고 마셔버리면 우물에서 물을 더 이상 퍼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신앙의 마중물은 “주님께서 필요하십니다”(루카 19,34)라는 말씀처럼 주님을 드러내는 믿음의 선물입니다. 우리는 믿음의 마중물이 되어야 합니다. 비록 우리가 믿음이 나약하고 보잘 것 없다고 하지만 작은 물 그릇 하나의 마중물이 펌프에서 펑펑 물을 끌어 올리듯 우리를 통해 주님을 드러내게 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마태 17,20).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의 굳셈이나 강함이 아닙니다. 우리의 믿음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인 것입니다.

겨자씨가 땅에서 씨앗으로 그냥 있으면 싹이 나오지 않습니다. 작은 씨앗도 없어져야 싹이 나오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마중물은 펌프에서 물이 나오면 자신의 역할을 끝내게 됩니다. 이전 마중물은 사라지게 됩니다. 믿음의 마중물인 우리도 주님 앞에서 겸손되게 “주님, 저는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라는 겸손함을 갖고 사라지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십자 성호를 그으면서 “전능하신 하느님,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이하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바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해야 합니다. 믿음의 마중물은 우리 주님과 함께 살아가면서 주님을 삶 속에서 드러내고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라는 매일의 고백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작은 겨자씨 같은 믿음의 마중물이 되어 주님을 드러내도록 합시다. 사랑합니다. 아멘.

김일회 신부 / 인천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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