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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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조성호 신부 / 의정부교구)
   기쁨과희망   2017-04-28 10:24:13 , 조회 : 651 , 추천 : 105



“신부님, 감사합니다.” 최근에 자주 듣는 말입니다. 도대체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 감사할 만한 일을 한 것도 없는데, 그저 감사하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감사하다는 말이 송구하게 느껴지면서도 저도 감사함을 교우들에게 느끼고, 저에게도 그리고 교우들에게도 감사한 삶을 살고자 합니다. 누군가 그랬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감사함을 모르고 살아가기에 감사함을 당연함으로 살아간다고. 교우들은 그런 감사함을 실제 삶으로 제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직장경찰위원회에서는 매월 신앙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교우들의 신앙심 고취를 위해 마련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걱정이 있었습니다. 이 사목을 맡으면서 “직장 일로 바쁜 이들에게 내가 사목한답시고 일 하나 더 얹어주지 말자”라는 생각을 가졌었기에, 괜스레 짐 하나 더 얹은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교우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기회를 통해 본당에서도 얻기 어려웠던 신앙과 교회 지식을 얻게 된 데에 감사해 합니다.

어제는 날이 아주 좋았습니다. 강의하러 오신 신부님이 “이렇게 날이 좋은데 사람들이 오겠느냐”고 묻습니다. 그런데도 의외로 많이 오셨습니다. 금요일까지 일하고 고단할 텐데도, 강의를 들으러 먼 곳까지 오신 것입니다. “여기 뭐 하러 오신 거예요?” 신부님께서 농담으로 강의를 시작하십니다. 날씨 좋은 날, 그분들이 뭐 하러 오셨는지는 강의를 마친 후 돌아가는 표정에서 알 수 있습니다. 혼자 중얼거립니다. “이분들은 세상을 살면서도, 세상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치열하게 살면서도, 저 너머를 보며 더 큰 것을 보려는 사람들이구나.”

날마다 경기 북부 지역의 경찰서를 비롯해 22곳의 직장을 다니며 보따리장수처럼 살고 있는 저에게, 저를 맞으러 기다리는 교우들은 아름다운 선생님들이요 사도 바오로가 말하는 저의 추천서입니다. 저의 강론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눈망울의 초롱초롱함은 과연 이들이 세상에 찌들어 산다고 스스로 말하는 이들이 맞는가 싶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식사를 할 때면, 아무 거나 괜찮다는 제 말이 서운한 듯 좀 더 제가 좋아하는 것을 주문하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서툰 제 얘기를 귀기울여들으며 하찮음을 가치 있음으로 바꾸어주십니다. 모임을 마치고 귀가할 때면 마치 멀리 떠나는 가족을 배웅하듯 긴 시간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감사함은 고스란히 저의 감사함으로 전해옵니다.

처음 사목을 명받고 매일매일 다른 이들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 힘겹기만 했던 저는, 이제 교우들로 인해 행복합니다. 오늘도 저는 보따리를 싸고 있습니다. 미사 준비는 물론, 오늘 축일을 맞은 사람은 없는지 챙기고, 오늘 어떤 분들이 나올는지 궁금해 합니다. 그들은 또 가까이에서 어떤 눈으로 사랑할는지 오늘은 무엇을 감사할는지 궁금해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조성호 신부 / 의정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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