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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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가 부분의 합 보다 크다 (방인이 신부 / 메리놀회)
   기쁨과희망   2017-10-16 12:01:35 , 조회 : 490 , 추천 : 220



은퇴한 신부로서 아쉬울 것 없는 여유로운 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조그만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농부들의 삶을 체험해볼 수 있고, 운동도 되며 자연스럽게 생태학에 대한 공부의 기회도 되고 흙을 만지며 생활하니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걱정과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기도와 묵상을 할 수 있고 여러 면에서 도움이 많을 것 같아 시작 했습니다. 결과가 내손으로 직접 키운 깨끗한 먹거리를 마련 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 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공소 마당에 흙을 구입하여 매립 확장하고 오랜 기간 동안 돌을 골라내고 거름도 깔아주며 지금의 밭이 되기까지는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어떤 씨앗을 언제 어떻게 심고 가꾸어야하는지 의욕적으로 인터넷도 검색하고 신자들에게도 물어가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몇 해 동안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일을 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만큼 의욕은 없었지만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올해는 농협에서 거름을 받지 못해 모아둔 음식 찌꺼기와 잡초 등을 섞어 퇴비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봄에 심은 씨앗이 발아 되었지만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고 생기 없이 발욕이 되었습니다. 퇴비에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되어 농사짓는 신자들에게 물었더니 역시 퇴비의 영향이라고 했습니다. 호기심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퇴비가 완전히 썩지 않으면 영양분과 산소를 작물에게서 빼앗아가기 때문에 작물이 정상적인 발육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식물에게는 적당한 물과 거름, 좋은 흙, 태양 그리고 좋은 기후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요소는 가꾸는 사람의 관심과 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물을 가꾸는 일 뿐 아니라 모든 일에 있어서 관심과 정성이 부족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금년에는 이상하게 밭일이 부담이 되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하고 스스로 묻고 반성해 보았습니다. 부담 없이 취미로 하는 일이기에 어떤 결과를 얻든 크게 상관은 없었지만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금년엔 예전보다 밭에 관심을 덜 가졌습니다. 올해는 외식 할 기회가 더 많았고 신자들이 먹거리를 많이 가져다주었습니다. 머리를 잘 쓰지 못해 필요한 양보다 너무 많이 심어 먹고 남는 것이 많았습니다. 농촌인데 나눌 만한 수학이 안 되고 가져가는 분이 계셨지만 제가 원하는 부산물을 얻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느님이 허락 해주시면 내년에는 모든 씨앗을 심을 때 결과를 미리 생각하여 필요한 양 만큼만 심고 가급적이면 신자들이 가져다주지 않는 작물을 선택해 심어야 하겠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상관없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생각이었습니다. 모든 일은 최종 원인이 좋아야 결과도 좋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여장에만 많은 관심을 두느라 종착역을 잊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분리될 수 없고, 전체가 부분의 합 보다 크다는 교훈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방인이 신부 / 메리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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