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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천국에 갈 수 있을까? (이동훈 신부 / 원주교구 가톨릭 농민회)
   기쁨과희망   2018-01-12 18:06:44 , 조회 : 205 , 추천 : 33



무술년 황금개띠 해’를 맞아 개의 황금기가 되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핵가족화와 더불어 개를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개의 지위는 예전보다 많이 향상된 것이 사실이다. ‘애완동물’이 인간중심적인 표현이라며 거부하고 ‘반려동물’로 부르며 인간 삶의 동반자로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

사회의 인식이 변하듯이 교회도 동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할 때이다. 19세기 비오 9세는 “동물들은 영혼이 없으므로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동물을 구원에서 제외하며 ‘개(大)무시’하던 교회도 신학적 반성이 필요하다. 성경이 기록된 시대에는 여성, 노예, 어린이, 과부, 장애인, 이방인들의 인권은 물론 그들의 구원에 관심이 없었다. 더구나 동물이 구원 대상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시대가 바뀌고 인권이 신장되면서 무시 받던 모든 이들의 구원은 당연한 것이 되었다. 사람과 동물과의 관계가 이토록 친밀하게 변화된 시대에 오래된 신학적 규정은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에서 동물이 구원대상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지만, 동물도 구원의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았음을 볼 수 있는 진술들이 있다. 이사야가 그린 하느님 나라의 모습은 “사자와 어린양이 함께 뛰놀고, 어린이가 독사 굴에 손을 넣어도 물지 않는”, 모든 창조물이 서로 평화롭게 사는 곳이다(이사 11,1-9 참조). 하느님께서 외아들을 구세주로 내어주신 것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셨기 때문이다(요한  3,16). 하느님 구원 계획은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한 데 모으시는 것으로(에페 1,10) 예수 탄생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창조물을 위한 것이었다. 사실 모든 창조물이 구원을 열망하고 있는데, 그 창조물 중의 하나인 인간도 구원을 고대하고 있다(로마 8, 19-21). 주님도 제자들에게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창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마르 16,15)는 사명을 주셨다.

2차 바티칸공의회 사목헌장은 하느님의 말씀은 ‘만물을 구원’하여 당신 안에서 새롭게 하시려고 사람이 되시기 이전부터 이미 이 세상에 계셨다고 가르친다(57항). 가톨릭[καθολικός=κατά(-에 관계된)+ὅλος(모두의, 전체의)]교회는 말 그대로 ‘보편’ 종교이다. 인간 이외의 다른 창조물들은 구원에서 제외된다고 한다면 보편 종교라고 말할 수 없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동물들이 인간과 같이 하느님의 숨에 의해 창조된 영혼을 가진 것이 틀림없다”고 했다(1990년). 몇 해 전 교황 프란치스코도 강론 중에 “어느 날 우리는 우리의 동물들을 그리스도의 영원함 안에서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천국은 하느님의 모든 창조물들에게 열려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는 이미 30년 전에 ‘모든 개는 천국에 간다’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해외 교회에서는 매년 성 프란치스코 축일에 동물 축복예식을 성대하게 거행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회에서 동물축복을 한다고 하면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 애정을 쓰라”는 비판을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동물만 사랑하고 인간을 증오하는 일부 삐뚤어진 동물애호가들의 모습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동물들에 대한 사랑은 결국 인간을 포함한 모든 창조물들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할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하나여서 동물을 학대하도록 이끄는 비열함은 곧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나타나듯이(<찬미받으소서> 92항) 그 반대도 마찬가지일 터이기 때문이다.

황금개띠 해를 맞이하여 우리나라에서도 동물들에게 황금의 면류관을 씌워주는 교회가 많으면 좋겠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차를 타고 가다가 로드킬을 당한 동물들의 사체를 볼 때마다 그들의 영혼(Animal의 어원은 anima영혼)을 위해 십자성호를 긋고 화살기도를 해주었다.


이동훈 신부 / 원주교구 가톨릭 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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