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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힐링의 섬' 이름 너머 ‘4‧3의 아픔’ 여전한 제주 (강형민 신부 / 제주교구)
   기쁨과희망   2018-07-09 11:28:57 , 조회 : 45 , 추천 : 12



서귀복자 성당은 중앙로 150번길 17(동홍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 여행하고 싶은 도시 선호도 상위를 차지하는 아름다운 서귀포시 안에서도 구도심의 중심 중앙로터리 인근입니다. 그래서인지 여행객들이나 올레꾼들이 많이 찾아와 미사에 함께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어 반가운 인사를 나누게 되곤 합니다. 특히 다른 지방에서 귀농‧귀촌이라든지, 은퇴 후 정착 등으로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본당 신자 수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 타이틀을 보유한 곳이기에 청정 자연환경과 빼어난 경관은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곳이 바로 제주도 서귀포라 할 수 있습니다. 성산일출봉을 비롯하여 천지연, 천제연, 정방폭포, 주상절리와 외돌개 해안, 용머리와 형제섬, 가파도와 마라도, 남태평양의 넘실대는 푸른 물결까지 눈이 닿는 곳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마을과 마을, 풍경과 풍경이 이어지는 올레길 또한 삽상한 바람결과 함께 발길이 무척 여유롭습니다.  

하지만 2018년 올해가 제주4‧3 70주년의 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아름다운 자연경관 너머에 서려있는 4‧3의 기억과 그로 인한 고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관광 명소 대부분 공간은 4‧3 당시 집단 학살이 이뤄졌던 곳이거나 주민들의 희생지였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정방폭포 바로 위 소남머리라는 곳은 4‧3때 한라산 남쪽 지역 주민들이 처형됐던 장소입니다. 성산일출봉으로 이어진 터진목이나 우뭇개동산, 송악산 섯알오름, 알뜨르 비행장 일대, 천제연폭포 역시 수많은 지역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간 자리입니다.

제주4‧3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봉기가 이뤄지면서 1954년 9월 21일 한라산통행금지령이 해제될 때까지 7년 7개월여에 이르는 동안 제주도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3만여 명이 목숨을 잃은 미증유의 사건입니다. 제주도민 모두의 아픔이며 오롯이 지고 올 수밖에 없었던 멍에입니다.  

제주교구는 2018년 1월 1일을 기해 ‘천주교제주교구 4·3 70주년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켜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신학적인 성찰을 바탕으로 하여 4·3에서 시작된 어두운 과거의 진실을 찾고 규명하며, 그 해결과 치유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연대하기 위해섭니다. 지난 4월 7일, 명동성당에서 봉헌된 4‧3 추념미사에서 강우일 제주 교구장께서는 4·3 희생자들에 대하여 “인간의 존엄과 자유와 평등을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를 제물로 바친 순교자들의 행렬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하셨습니다.

우리 서귀복자 본당공동체 역시 분기별로 ‘4·3순례길 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과 4월에 각 100명의 교우들과 함께 걸으며 4·3의 정신과 상생·평화의 정신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강형민 신부 / 제주교구
서귀복자 주임, 제주교구 4·3 70주년 특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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