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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유감(有感) (안충석 신부 / 서울교구)
   기쁨과희망   2018-05-17 16:27:22 , 조회 : 107 , 추천 : 21



은퇴한 지 수 년이 지났는데도, 가끔 나의 사목 생활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사목생활을 하면서 부족하고 후회되는 점이 더 많이 떠오릅니다. 특히 강론에 대한 아쉬움이 많습니다. 강론을 잘 하겠다는 생각만 있었지 제대로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신부들이 신부 생활에서 강론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저 역시 힘들었습니다.  

주일마다 하느님의 좋은 말씀을 신자들 마음에 들려준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바쁜 중에도 어렵게 시간을 내서 성당에 온 신자들에게 지루한 이야기보다는 마음에 남는 말씀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이 책 저책 뒤져서 좋은 말을 찾았습니다. 성경 주해서를 몇 번씩 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말에 실수가 없도록 거의 항상 원고를 작성하여 강론을 하였습니다. 원고가 있기 때문에 두 번이나 강론모음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뿌듯한 마음보다는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하느님의 말씀보다는 지식과 이론에 치중한 탓에 삶과는 먼 추상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나의 강론 내용이나 태도는 거의 바뀌지 않고 은퇴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은퇴 후 이웃 교우 몇 사람과 미사를 봉헌하면서 좀 더 복음적이고 살아있는 강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직에 있을 때에는 높은 강론대에서 군중을 향하여 공허하게 외치는 듯한 모습이었다면, 은퇴 후에는 작은 공동체에서 짧지만 살아있고 의미 있는 말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복음 말씀에 대한 책도 잃고 묵상하고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최근 교황님의 강론에 대한 말씀도 나의 강론을 다시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최근에 강론에 대하여 이렇게 지적하셨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모든 설교자들이 장점과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주관적인 요구 없이 올바른 내적 태도로 적절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길거나 핵심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해서, 그리고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강론이) 지루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선입견으로 방해를 받기도 합니다. 한편, 강론을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일을 하지 않고, 강론을 통해서 예수님께 목소리를 드리고 있으며, 예수님의 말씀을 전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강론은 잘 준비해야 하며, 짧아야 합니다. 어떤 신부님 한 분께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그 신부님께서 다른 도시에 살고 계신 부모님을 방문하셨을 때, 그 신부님의 아버지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내 친구들과 함께 강론 없이 미사를 봉헌하는 교회를 찾아서 너무 기쁘구나.’

(…) 그래서 강론을 잘 준비하셔서 짧게 하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친애하는 주교님, 신부님, 그리고 부제님, 여러분은 강론을 어떻게 준비하십니까?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기도와 하느님 말씀에 대한 탐구로 준비하고, 명확하고 간략하게 요약을 하고, 강론 시간이 10분이 넘지 않게 준비하시길 부탁드립니다.”(복음과 강론, 2018.2.7.) 또 교황님은 “어머니가 자기 자녀에게 말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말하라고 요청하셨읍니다(복음의 기쁨, 139항).

2017년 우리 교회 통계에 미사참례 참석 비율이 19.4% 라고 합니다. 신자 5명 중 한 사람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년 전보다 신자들이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신자들이 미사참례 하지 않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딱딱한 전례나 별 의미 없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강론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합니다. 요즘 신자들은 미사에 참례해야 한다는 의무감 보다는 공동체 분위기, 마음에 양식을 주는 말씀과 전례를 갈망합니다.


안충석 신부 / 서울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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