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좋은 땅, 좋은 씨앗...


   

양로원 위문 (황상근 신부 / 인천교구)
   기쁨과희망   2018-09-06 11:39:49 , 조회 : 20 , 추천 : 4



오래 전 섬에서 작은 양로원을 운영했습니다. 십여 명의 노인이 어렵게 살고 있었습니다. 추석 명절이 가까웠을 때 그 지역의 유지 몇 사람이 위문을 온다고 했습니다. 노인들은 집 주위를 청소하고 옷도 깨끗이 입고 기다렸습니다. 정오경에 봉고 자동차가 도착하고 네댓 분이 위문품을 싣고 왔습니다. 할머니들은 허리 굽혀 인사하고 그분들은 가지고 온 과일 상자와 선물을 집 앞에 쌓아놓고 위문품 옆에서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쁘다고 하면서 자동차에 올라탔습니다. 노인들은 다시 고맙다고 깊이 허리 굽혀 인사했습니다. 그들은 자동차에서 밝고 뿌듯한 얼굴로 손을 흔들며 떠났습니다.

좋은 일을 실천한 분들이고 노인들은 그 분들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왠지 그 사랑의 자리에서,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는 더 큰 격차가 있어 보였습니다. 사랑이 주는 가까움이나 일치의 자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노인들은 허리 굽혀 감사 인사해야 하는, 작은 사람들 모습이었습니다. 그와 반대로 선물을 전달하고 인사 받는 그분들은 베풀고 좋은 일을 하고, 뿌듯해하는 모습이 커 보였습니다. 마주 앉아서 대화 등을 통한 정신적 교류나 일치는 없고 물건을 주고받는 외적인 모습은 크게 드러났습니다.

자선에 대한 동양의 가르침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람을 도와 줄때에는 세 가지가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주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 받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 주는 물건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욕망은 도움을 준 자신을 크게 드러내고 싶어 합니다. 또 누구에게 무엇을 도와주었다는 것도 드러내고 싶어 합니다.

예수님도 자선을 드러내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내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생활하다 보면 주위에서 아주 어려운 사람들을 흔히 보게 됩니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직접 도와주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도와주는 것은 그 사람을 거지로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본당 사목할 때 도와주어야 할 불우한 가정이 있었습니다. 직접 도와주는 데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나서지 않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그 가정을 방문하고 상담을 자주하면서 도움을 주었습니다.

자선, 교육, 개발 등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길이 여러 가지입니다. 현대에 들어서 크리스천들이 새로운 사랑의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함께 공동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주거나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을 받아주고 들어주고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가톨릭 사제로서 뛰어난 영성가이자 유명한 신학자 헨리 나우엔은 하버드대 교수를 떠나 장애인들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장애자들과 돌아가실 때까지 수년 동안 생활을 같이 했습니다. 후코, 장 바니에 이런 분들은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사랑을 실천한 분들입니다.

예수님이 가장 낮은 사람들 속으로 태어나고 함께하셨습니다. 세리나 죄인들과 함께 식사하시고 어울리신 예수님의 사랑의 길에 함께하는 것입니다.


(황상근 신부 / 인천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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