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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의 <시로 납치하다>는 책에서…<안충석(루카) 신부 / 서울교구>
   기쁨과희망   2020-10-12 14:43:51 , 조회 : 48 , 추천 : 1






그는 원을 그려 나를 밖으로 밀어냈다.
나에게 온갖 비난을 퍼부으면서.
그러나 나에게는
사랑과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있었다.
나는 더 큰 원을 그려 그를 안으로 초대했다.
(미국 시인 에드원 마크햄)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생활을 연구하던 인류학자가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부족의 아이들에게 한 가지 놀이를 제안했다. 그는 사탕을 가득 담은 바구니를 멀리 떨어진 나무에 매달아 놓고, 자신이 출발 신호를 하면 맨 먼저 그곳까지 뛰어간 사람에게 사탕 전부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신호를 하자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아이들은 다 같이 손을 잡고 바구니를 향해 달려간 것이다. 그리고 나무에 도착한 후 둥글게 원을 그리고 앉아 행복하게 사탕을 나눠 먹는 것이었다.
놀란 인류학자는 충분히 일등으로 도착해 바구니에 든 사탕을 다 차지할 수 있었던 한 아이에게 모두 함께 손을 잡고 달린 이유를 물었다. 아이는 대답했다. “다른 아이들이 슬퍼하는데 어떻게 혼자서 행복할 수 있어요?” 그 말에 아이들 모두가 “우분투!”하고 외쳤다. 인류학자는 말문이 막혔다. 몇 달 동안 그 부족을 연구했지만, 그제서야 그들의 정신을 이해한 것이다. 우분투는 ‘사람다움’을 뜻하는데,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도 담겨 있다. 혼자서는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작은 동그라미를 그리고서 자신의 주장과 다르거나 자기편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을 동그라미 밖으로 밀어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실제로는 다 같이 연결된 ‘우리’인데도. 여기에 놀라운 진리가 있다. 계속 밀어내면 원은 점점 작아진다. 더 많이 취하고 끌어들일수록 넓어진다.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살아 나가면서 원이 넓어지는 사람과 좁아지는 사람. 타인이 들어올 수 없는 옹색한 원을 가진 이가 있는가 하면, 세상에 대한 무한한 수용으로 신까지도 그 원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릴케가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어떤 원을 그리며 살고 있는가? 메리 올리버는 이렇게 썼다.


넓어지는 원

넓은 원을 그리며 나는 살아가네.
그 원은 세상 속에서 점점 넓어져 가네.
나는 아마도 마지막 원을 완성하지 못할 것이지만,
그 일에 내 온 존재를 바친다네.

너 자신을 사랑하라.
그런 다음 그것을 믿으라.
그런 다음 세상을 사랑하라.


<안충석(루카) 신부 / 서울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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