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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땅, 좋은 씨앗...


   

강 칼라 수녀님 ... (안충석 신부 / 서울교구)
   기쁨과희망   2017-01-09 09:38:21 , 조회 : 397 , 추천 : 71


지난 29일 강 칼라 수녀님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습니다. 76명의 훌륭한 분들이 수상을 했지만 그 중에서 최고 영예 훈장을 받았습니다. 수녀님은 수상 소감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한센인 곁을 지키겠습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고 싶습니다.”

강 칼라 수녀님은 이탈리아에서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25세에 수도자로서 한국에 왔습니다(1968년). 수녀님은 한국에 고아와 한센병자 그 외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을 듣고 한국을 찾았다고 합니다. 이미 이탈리아에서도 고아들을 돌보는 경험이 있었다고 합니다.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우선 한국말도 열심히 배웠습니다.

수녀님은 한때 영등포 집창촌에서 여성들과 그 자녀들을 위한 공부방도 운영하고 노숙자들을 위한 의료지원 활동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달동네 맞벌이 가정과 결손가정 아이들도 돌보았습니다.

50년의 긴 한국 생활 중 많은 세월을 전북 고창의 한센인 호암마을에서 지냈습니다. 가난하고 심하게 차별받는 한센인들과 고통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스페인에 가서 한센 병자들을 잘 돌보기 위한 교육도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한센병을 치료하는 약이 없어서 독일 구호단체가 제공하는 약을 구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수녀님은 한센인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녀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아이들에게도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었습니다.

현재는 한센병이 거의 없어졌으므로 호암마을에는 60여 분이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모두 기초생활수급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강 칼라 수녀님은 노인이 된 지금도 병으로 고생하는 노인들을 방문해 위로하며 도와주고 있습니다. 직접 운전을 해서 읍내 시장에서 장도 봐주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강 칼라 수녀님은 오랜 세월 동안 가족같이 살면서 도움을 준 고마운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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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탄 저녁에 텔레비전으로 강 칼라 수녀님의 삶에 대해 감명 깊게 시청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방송 기자와의 인터뷰였습니다.

“나는 다만 그들과 함께 48년을 곁에 있으며 살아온 것뿐입니다. 남은 나의 여생도 그들과 함께 곁에서 살아가겠습니다.”

짤막한 인터뷰를 마치고 병드신 무거운 노인 몸을 한 발자국씩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 나가시는 뒷모습이 마치 성녀처럼 보였습니다.

예수님이 마구간에 가난하게 세상에 오신 밤에, 나의 사목생활을 깊이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제 생활 초기에는 그래도 청빈하게 살려고 나름대로 노력하였습니다. 동대문성당에서 첫 주임신부로 일할 때 김수환 추기경님이 견진성사를 집전하려 오셨습니다. 검소하고 단순한 내 방을 둘러보시고 일하던 할머니에게 “서울교구 신부들이 안 신부처럼 청빈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간접적으로 나에게 청빈하게 살도록 격려해주셨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청빈보다는 부유하고 편리한 삶에 젖어들어 갔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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