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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전쟁’또는 비폭력의 길 (김동희 신부 / 의정부교구 청소년사목국장)
   기쁨과희망   2017-06-13 11:18:53 , 조회 : 237 , 추천 : 80



'정당한 전쟁’또는 비폭력의 길
- 전쟁과 평화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 -

비폭력과 원수 사랑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교회 역사 안에서 ‘정의를 위한 전쟁은 있을 수 있다’는 ‘정당한 전쟁’ 이론은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이론의 대표자들은 성 아우구스티노와 토마스 아퀴나스이다. 두 성인은 이 세상의 역사 안에 자리해온 죄와 폭력의 실재성을 고려하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 하에서 전쟁의 불가피성을 인정하였다. 1)전쟁의 지향 곧 직접적 목적이 평화의 재건, 합당한 정의의 추구 등과 같이 선해야 한다. 2)전쟁의 선포와 수행은 합법적 통치자의 권위 아래에서 정당하게 행해져야 한다. 3)전쟁의 폭력행위는 적절해야 한다(과도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와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교회와 인류는 전쟁이 더 이상 평화를 건설하는 방법이 아님을 확실히 배우게 되었다. 이로 인해 전쟁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도 크게 바뀌게 된다. “도시 전체나 광범위한 지역과 그 주민들에게 무차별 파괴를 자행하는 모든 전쟁 행위는 하느님을 거스르고 인간 자신을 거스르는 범죄이다. 이는 확고히 또 단호히 단죄 받아야 한다(사목헌장, 80항). 현대 과학무기를 통한 대량살상은 정당방위의 한계를 초월하는 것으로서 승자도 패자도 없는 무모한 인간 살해이다. 따라서 그러한 수단과 방법의 적용은 부도덕한 것으로 비난받게 된 것이다. 진정한 평화는 군사적 승리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전쟁 원인들의 제거와 민족들 간의 진정한 화해에서 온다는 것이 우리 교회의 한결같은 가르침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2304항 참조).

2016년 4월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와 국제 평화운동 단체인 팍스 크리스티(Pax Christi)는 3일간의 회의를 거쳐 ‘정당한 전쟁론의 폐기’ 및 이를 교황 프란치스코에게 제안하는 것에 합의하였다. 그 중요한 논거 가운데 하나는 오랫동안 교회가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이론이라고 견지했던 ‘정당한 전쟁론이 실제로는 모든 전쟁 정당화론으로 사용되어왔다’는 판단이다.

교황은 이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2017년 1월 1일 세계평화의 날 담화의 제목은 ‘비폭력, 평화를 위한 정치 방식’이었다. 여기서 교황이 ‘정당한 전쟁론’을 우리 가톨릭교회가 폐기한다고 분명하게 선언한 것은 아니다. 담화에서 교황은 전쟁과 조직적인 범죄, 무차별적인 테러 등에서 보듯 “폭력이 이룩한 것은 고작 복수와 파괴적인 분쟁의 악순환”이며, 거룩한 전쟁도 정의로운 전쟁도 모두 허구요 평화만이 거룩하다고 선언한다. 교황은 비폭력을 ‘복음의 분명한 요구’라고 말하며, 오늘날의 세상에 이미 너무 많은 폭력과 불의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폭력이 현실적인 처방이 아니라 비폭력이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가르친다. 인류가 더 이상 전쟁에 기대려는 미몽에서 벗어나 비폭력과 대화의 길에 하루 빨리 나서기를 기도한다.


김동희 신부 / 의정부교구 청소년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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