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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좋은가...


   

기쁨과 희망의 이름으로 (백남해 신부 / 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
   기쁨과희망   2018-01-12 18:09:29 , 조회 : 19 , 추천 : 3



세상에서, 사람에게서 희망이 사라져 가고 있다. 그리 실망스러운 일도, 별로 새삼스러운 일도, 마치 기뻐할 일은 더욱 아닌 것 같다. “그냥. 아, 희망이 사라져 가는 구나!” 하면 그만인 일이다. 그렇게들 잘 살아 왔으니까.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고, 길들여지겠지.

늦은 밤, 뒤척이다. 모로 누워 잠이 들 듯 스르르 빠져 든다. 잠이 들어버리는 게다. 누가 고함치고, 주먹을 내지르며 윽박지르더라도. 이러다 보면 되겠지. 사람들이 알겠지.

“아, 저이는 희망을 희망하지 않는 이야. 그렇게 말하겠지.”

“되었어, 그리 슬퍼할 일도 삐칠 일도. 의기소침할 것은 정말 아냐. 보이고 싶은 대로 보아 주는 것뿐인 걸 뭐.”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깊은 잠을 자야 해. 혹여, 꿈을 꾸지 않도록 말이야. 꿈에서 들켜 버린다면… 꿈에서도, 꿈도 꾸지 말아야지. 그래서, 완벽하게 희망이 없는 것을 알게 해줘야지. 아차! 이것도 희망사항 아닌가?”

아예 일찌감치 자리 펴고 누워 버렸습니다. 자꾸 심통이 나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해맞이하러 갑시다.” 전화가 몇 통 걸려 왔지만 심통이 풀리기는커녕 더 쌓였습니다. “해맞이?! 추운 날씨에 꽁꽁 얼어버려라지, 해는 무슨 해! 흥”

해맞이.

사람들은 어제 해나 오늘 해나 내일 해가 별 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굳이 새해라고 부산을 떨며 산으로 바다로 우르르 몰려갈까. 생각할수록 심통이 나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혼자 사는 신부라고 해맞이 갈 동무가 없어서도 아니고, 해맞이 가는 사람들 싱글대는 얼굴이 밉상이어서도 아닙니다. 시간의 마지막까지 제 할 일인 듯 떠오르고 지는 해가 잘못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방구석을 아무리 굴러다니며 생각해도 어이가 없습니다.

해맞이라니, 저리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부푼 가슴으로 내일을 기다리는데, 내일에 무슨 희망이 있는가? 또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면 새로운 만큼,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기는가.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시민들의 세상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열렸을 뿐 아직 완성되거나 무엇인가 이루어졌다 하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요 희망입니다. 너무 간절하면, 혹시 그것을 바란다고 입 밖으로 말을 끄집어내면 그것이 사라질까 두려운 마음에 꽁꽁 숨겨두고 싶습니다. 희망을 버려야한다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희망을 바라는 마음을 써보았습니다.

새해엔 주님 축복으로 서민들 살기 좋은 날이 만들어지기를 기도드립니다. 기쁨과 희망의 이름으로…


백남해 신부 / 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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