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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좋은가...


   

하느님의 풍요로움을 나누기 위하여 <조장윤(베르나르도) 신부 / 대전교구>
   기쁨과희망   2019-04-04 14:29:29 , 조회 : 34 , 추천 : 2




나는 2년 전부터 원로사제로 살고 있다. 43년을 사목생활을 하였는데 뒤를 돌아다보니까 많은 세월을 일하며 살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틀도 아니고 하루를 일한 것 같다. 그리고 하루가 끝난 다음 저녁이 되었으니까 조금 쉬다가 하느님께 오라고 하시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그럴까? 토요일 주일에 바쁘게 일하고 월요일에 운동하며 쉬고, 주간에 필요한 일을 하면서 주일을 준비하던 쳇바퀴를 돌리는 생활을 했기 때문인가? 일정한 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살다가 세월에 의해 떠밀려온 것인가? 더욱이 성공했다는 생각도 없다.

한편으로 사제생활은 생각해보면 성공이 없는 생활이다. 하느님 아버지의 풍요로운 사랑은 한이 없고, 그리스도 예수님이 종이 되어 다른 이를 섬기는 삶은 무한히 고귀한데 나는 그것을 다 받아들이지도 못하였다. 그 깊이와 넓이를 바오로 사도처럼 다 헤아리지도 못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느님의 풍요로우심을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은 성공적이지 않다. 그 풍요로우심은 무한하고 그 도구인 나는 그 풍요로움을 나누는 것이 백분의 일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제 와서 사제생활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나를 겸손하게 만들지만, 한편으로 내가 받는 큰 은총이다.

하느님의 풍요로우심은 세상 만물 안에 아주 가까이 있다. 하느님은 창조로서 당신의 풍요로우심을 흘러넘치게 하신다. 내가 사는 작은 도시에서도 위성은 밝게 빛나지만 별은 보기 어려운 날도 많다. 매일 밤에 별을 찾아본다. 맑은 밤에 별을 바라볼 때에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한다. 나는 이제 그것을 바라보면 하느님을 무한하심과 풍요로우심을 찬미한다. 성경에서 하느님의 사랑의 풍요로우심을 구약부터 생각해보면 마음이 부자가 된다. 다른 주제도 하느님의 풍요로우심을 생각하도록 이끈다. 주님을 만지고 살과 피에 하나가 되게 하시는 그리스도께서 매일 베푸시는 사랑이 있다. 저녁에 잘 때는 어떤 일도, 어떤 사람이나, 걱정이나 좋은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와 일치하시는 주님의 품을 찾고 그 안에 밤을 지낸다. 복음서뿐 아니라 사도들의 서간은 얼마나 풍요로운 지혜를 말씀하시는가! 주님의 사랑은 무한히 풍요롭고 친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상의 쾌락이 헛되고 부족하다. 십자가의 성 요한에 의하면 고독하고 가난할 때 하느님의 완전한 사랑에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래도 나는 탕아와 같다. 아직도 사제로서 계속 실패할 것이다. 탕아의 아버지의 풍요로운 사랑이 나의 생각과 삶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너무나 적게 나누기 때문이다.

은퇴했어도 앞으로 더 살아간다면 하느님의 풍요로우심을 나누는 것이 내 삶이 되어야 한다. 보이지 않고 미약하지만 나는 하느님의 풍요로우심을 말하고 나누는 것이 나의 기쁨이고 잔치다. 청년들과 어린이들에게 하느님의 좋으심과 풍요로우심을 나누어야 한다. 좋은 건물과 최신의 프로그램도 필요할 것이다. 그보다도 나를 보고 하느님의 풍요로우심을 새로운 세대가 생각하게 된다면 나는 기쁠 것이다. 나의 소명을 조금이나마 행하는 셈일 것이다.


<조장윤(베르나르도) 신부 / 대전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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