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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시대적 징표 <이동훈(프란치스코) 신부 / 원주교구 가톨릭 농민회 전담>
   기쁨과희망   2020-05-08 10:07:47 , 조회 : 27 , 추천 : 2




코로나19라는 역병으로 인해 전 세계는 유례없는 그야말로 ‘한바탕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삼켜버렸고, 신앙인의 가장 중요한 일상인 성체성사마저도 이전처럼 행할 수 없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과 나누는 친교의 경외심을 흩트려 놓고 있다. 우리 교회는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사태가 일러주는 시대적 징표를 식별할 의무를 상기시킨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지금은 하느님이 심판하시는 때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무엇이 중요한지 선택해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이 사태는 하느님의 심판으로서의 벌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이 초래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잘못된 일상을 바로잡고 새로운 삶의 선택이 필요한 때이다.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1988년 설립되어 여러 차례의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일찍이 보고서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각종 기상이변이 더욱 빈발하며 강력해질 것이며, 전염병이 창궐할 것이라고 예견하였으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2040-50년에는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실제로 이러한 일들은 전 지구적으로 해마다 발생하며 전쟁에서보다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막대한 손실을 끼쳐왔다. 기상이변은 국지적으로 발생 되지만, 전염병은 세계화로 인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1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11만8000여 건의 전염병이 발생했으며 며칠 만에 유행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야생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전염된 에이즈, 에볼라, 메르스, 사스, 지카, 코로나바이러스 등은 우리의 생태계가 위독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이것은 동물들의 잘못이 아니라, 숲을 베어내고 동물 미생물이 인체에 적응할 수 있는 경로로 제공하는 산업 활동을 확장한 인간들의 잘못이다. 그러므로 코로나19 사태는 우리가 다른 종들과 우리의 지구를 다루는 방법을 평가하고, 그들과의 ‘화해’가 필요함을 알려주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상의 모든 존재가 홀로 존재하지 않으며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준다(생태학의 1법칙). 바이러스 전염의 사슬을 끊기 위해 지역사회 격리나 전국적인 폐쇄 조치들이 취해졌다. 그러한 노력은 일시적으로만 효과가 있을 뿐 바이러스를 근절할 만큼 효과적이지 않다. 바이러스의 확산은 근절뿐 아니라 다른 종과의 사회생태학적 관계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다른 종들과의 관계가 좋을수록 우리의 생존 가능성도 커진다.
생태계는 평형(equilibrium of ecosystem)이 필요하다. 평형은 한 종과 다른 종 사이의 동등한 관계를 의미한다. 한 종을 다른 종에 대한 지배와 같은 불평등한 관계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생태적 장애를 일으킨다.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며 창조의 정점이라는 오만이 생태적 장애를 초래한 것이다.

생명의 그물로 서로 연결된 인간의 건강과 안녕은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창조질서를 보전함으로써 보장된다. 이는 곧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면서 부여하신 사명, 즉 원성소(原聖召)를 충실히 수행하는 일이다.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모든 창조물을 사랑하고 잘 돌보는 것이(창세 1,26-28 참조) 그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 받으소서」(Laudato Sì)에서 예언적으로 가르치신 바와 같이 우리가 우리 공동의 집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을 서서히, 그리고 고통스럽게 배우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동훈(프란치스코) 신부 / 원주교구 가톨릭 농민회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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