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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좋은가...


   

세 김씨 <황상근(베드로) 신부 / 인천교구>
   기쁨과희망   2020-09-07 11:36:01 , 조회 : 23 , 추천 : 0




‘민중을 배반한 세 김씨’라는 말이 떠돌았습니다. 약 30년 전후 사회운동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들었던 말입니다. 세 김씨란 김지하 시인, 김동길 연세대 교수 그리고 김수환 추기경을 가리켰습니다.
  
김지하 시인은 박정희 정권에 저항하다 수년 간 감옥에서 고생하였습니다. 저항 시인으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으며 해외에서 유명한 상도 받았습니다. 그 분의 담당 변호사는 열심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신부들 모임에서 가톨릭에 이런 훌륭한 분이 있다는 것은 큰 자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긴 감옥 생활에서 출소한 후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문제에 대한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민주화 운동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기도 하고 마침내 자신을 탄압한 보수정권을 지지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김동길 연세대 교수는 역사학자로서 강의와 글로써 박정희 독재정권을 비난하다가 감옥생활을 했습니다. 15년 징역형을 받기도 했으나 1년 후 출감했습니다. 이러한 투쟁 정신과 해학적인 강의로 젊은이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었습니다. 나도 교구 젊은이들 모임에 강사로 두어 번 초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분은 민중을 떠나 보수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90세가 넘는 지금까지도 강의와 서적을 통해 진보 쪽을 비난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기나긴 박정희 독재정권 하에서 나라와 민중을 위해 예언자적 사명을 수행하셨습니다. 대통령을 비난하면 감옥에 보냈기 때문에… 아무도 해야 할 말을 못하는 암흑의 시대였습니다.
그때 김 추기경은 독재정부를 향해 국민을 대신해 예언자적 말씀을 하셨습니다. 국민들 마음에 큰 빛을 주셨고 존경을 받으셨습니다. 독재정권의 탄압으로부터 피신하는 사람들이나 노동자들을 받아들이시고 그들 편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위의 두 김씨들만큼은 아니지만 김 추기경도 서서히 민중으로부터 멀어지셨습니다. 사회 문제에 대한 말씀도 적어지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만나기도 어려워졌다고 했습니다. 반면에 정부 고위층 사람들과 자주 만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은퇴하신 후에는 진보적인 정당보다는 보수 정권으로 기울어졌습니다.

“인간의 의식이 그들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들의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규정한다.”
칼 맑스의 이 말처럼 우리는 주위에서 높은 자리에 가서 사람이 달라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 분은 추기경, 서울대교구장으로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4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셨습니다. 이 삼 년만 명예와 권력, 부의 자리에 있으면 권위적으로 변한다고들 하는데… 높은 자리이고 노인이시므로 만나는 사람들이 폭넓지 않았을 것입니다. 비판적이고 문제의식이 생기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도자들은 문제의식이 없으면 참으로 문제라고 합니다.

세상은 가난한 사람들 시각으로, 밑에서 보아야 제대로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잘못된 것들도 잘 보이고 비판할 것, 개선해야 할 것들이 잘 드러나고 , 불의에 저항하게 되며 진보적인 자세를 갖게 된다고 합니다.
  
추기경님은 86세로 하느님이 주신 인생의 길을 열심히 걸으셨습니다. 조문하려는 사람들이 명동 일대 거리에 끝없이 긴 행렬을 이루었습니다. 유종의 미가 좀 아쉽지만 이 분만큼 국민들로부터 존경 받은 성직자가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황상근(베드로) 신부 / 인천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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