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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좋은가...


   

파 출 부 ... (황상근 신부 / 인천교구)
   기쁨과희망   2016-02-15 09:59:54 , 조회 : 579 , 추천 : 84


가톨릭 노동청년회 지도 신부로 일할 때였습니다. 구라파에서 그 단체 대표자들 국제모임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여자 노동자와 통역으로 참석하는 신부가 운동장을 걸어서 오고 있었습니다. 신부는 작은 손가방을 들고 젊은 여자 노동자는 양손에 큰 가방 두 개를 들었습니다.

건물 2층에서 모임에 온 여러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듯 떠들었습니다. 노동자 지도 신부가 어떻게 나약한 여자에게 큰 짐을 들고 오게 하느냐고 분개하였습니다. 저런 신부는 여기 올 자격이 없다는 등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남자나 신부를 우대하는 그 나라의 풍습이나 문화를 이해하려는 사람들은 없고 제 3세계에서 온 많은 사람들도 비판적 이었습니다.

사제관에서 파출부로 일하던 부인이 몇 달 만에 사표를 냈습니다. 주임 신부가 매일 잠자리 이부자리를 옥상 햇빛에 말리라고 하였습니다. 여자가 빈 몸으로 옥상 층계를 오르기도 쉽지 않은데 이부자리까지 들고 오르내리려니, 많이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가까이 있는 작은 물건 하나도 스스로 가져가지 못하고, 멀리서 바쁘게 일하는 자신을 부를 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성당 사목회장을 오랫동안 하던 신자 두 사람이 대화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신부님들을 오랫동안 지켜봤지만 일반 사회 지도자들에 비해 봉사하는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일반 사회 지도자들은 자신의 사무실 관리나 청소, 그 외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했습니다.
30여 년 전부터 “섬기는 지도자상”(servant leadership)라는 움직임이 사회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지도자들이 봉사하고 사람들을 섬기는 정신으로 일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책도 많이 나오고 지도자들에게 교육도 많았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면서 봉사를 가르쳤지만 교회는 실천이 부족했습니다.  
사제가 되면 사목으로 바쁘게 일하지만 육체적인 봉사를 배우기는 어렵습니다. 본당에 부임하면 식 복사가 식사나 청소를  해줍니다. 간혹 육체적으로 할 일이 있어도 그런 잡일을 하는 직원이 있어서 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여러 본당을 다니다보면 ,몸을 움직여 일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편한 것에 몸과 마음이 익숙해집니다. 자신의 노력으로는 거의 변화가 어려울 정도로 환경도 변하지 않고 습관이 굳어집니다.

전에는 우리나라 본당 수녀원에도 거의 파출부를 두었습니다. 이미 수 십 년 된 전통이기도 하고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30여 년 전 수녀 장상 연합회에서 봉사받기보다는 봉사해야 한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파출부를 안 두기로 결의했습니다. 그 후부터 현재까지 수녀들이 스스로 식사하고 청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반대도 없이 잘 실천되었다고 합니다.

김 추기경님은 한국 신부들이 바빠서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구라파 등 선진국이나 그 외 많은 나라에서는 사제관에 대부분 파출부를 두지 않고 청소도 식사준비도 신부들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성당에서 미사 준비도 신부들이 하는 나라가 많다고 합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일본 신부들 피정지도를 했는데.. 한국에서는 왜 신부들이 스스로 식사나 청소 등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들에게는 한국 사제관 생활모습이 더 이해가 안 되고 자신들이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요한 13. 14-15)

황상근 신부 / 인천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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