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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좋은가...


   

자선비...(서북원 신부 / 수원교구)
   기쁨과희망   2016-10-12 17:07:02 , 조회 : 418 , 추천 : 59


본당 사제로서 사목하는 과정에서 곤란한 일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대한 것이다.

보좌 생활을 마치고 시골 본당 주임으로 발령받아 사목하다가 동창 신부가 후원 물품을 받아 본당에 파는 과정에서 차량이 필요하다 청했다. 여러 가지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았지만 사정이 딱하여 차량을 구입해 줬다. 그것을 계기로 본당 운영을 함에 있어 신자들에게 십일조를 강조하면서 정작 본당은 이 부분에 대해 인색하다면 그것은 아니지 않나 싶어 본당 예산의 10%를 자선비로 책정하고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교구 예산 지침에도 그 당시 기억으로는 10%를 책정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 후에도 본당 사제로서 사목하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본당 이동 후에 바로 본당 사목회 상임위원회에 예산 집행에 있어 자선비를 10%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고맙게도 가는 본당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지금도 실행하고 있다.

사실 우리 가톨릭 경우 본당 사제로서 사목하는 본당 공동체는 임기가 있다. 천년만년 사목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든 상황이 바뀌어 안정적인 본당에 있다가도 부채가 있는 본당에 갈 수도 있다. 그러기에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자선비를 집행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한번은 꽤 규모가 있는 본당에서 사목을 한 적이 있다. 그곳에 있으면서 마찬가지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본당이나 시설 단체를 도와주었지만 1년 정도는 거의 매달 후원을 한 적이 있다. 신자들에게 여러분들이 혼자 도와주려면 한계가 있다. 그런데 함께 힘을 모은다면 큰 힘이 되어 그곳을 도와줄 수 있지 않냐는 이유로 이해를 구했다.

사실 우리 신자들 정말로 착하다. 그런 신자들에게 동기부여만 제대로 해 준다면 모든 본당에서 예산의 10%를 자선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지 않을 것이다.

일정기간 본당에서 사목하는 사제들이 서로 조금만 마음을 비우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한다면 그 효과는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 교구만 하더라도 200개가 넘는 본당이 있다. 본당 사정이 제각기 다르기에 어려운 본당도 있겠지만 함께 마음을 모은다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어느 듯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을 한지도 20년이 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니 지금이 더 어려운 농촌의 농민들을 생각하면서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많은 교구 사제들에게 나 역시 도움을 청한다. 그러기에 도움을 받았으니 주는 것은 당연하다. 농민들이 정말 열심히 땀 흘려 일해 농사지은 농산물이 판로가 없어 안타까워 할 때 바로 교회가 나서서 도움을 줘야 하지 않나 싶다. 아직까지 많은 본당이 함께하지 못하지만 직거래를 통해 상생의 길을 걸어가는 것도 좋을 듯싶다. 도시 본당과 농촌 본당의 자매결연을 통해 물품 나눔의 형태, 더 나아가 인적 나눔도 함께 이루어진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이기에 이 부분에서도 많은 본당 사제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끝으로 내가 속해 있는 대리구의 일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칠까 한다. 참으로 어려운 본당이 있다. 교적상 신자수도 많지 않은데 본당 신축으로 채무가 많다. 그래서 대리구 차원에서 모든 본당이 한 주일을 정해 주일헌금, 2차 특별헌금을 모아 전달하기로 했다. 너무나도 기분이 좋다. 그 본당에 내가 갈 수도 있기에 이런 모습은 많은 곳에서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소개했다.

모쪼록 우리 사제들이 본당 예산을 집행함에 있어 특히 자선비(후원금 포함)에 넉넉한 마음을 가져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서북원 신부 / 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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