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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좋은가...


   

사목회장을 투표로! ... (서춘배 신부 / 의정부교구)
   기쁨과희망   2016-12-13 13:51:56 , 조회 : 343 , 추천 : 54


이번에도 사목회장을 투표로 뽑았습니다. 사목회장 선출은 보통 교우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주임사제가 임명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저의 경우는 의견수렴 정도가 아니라 단 한 표라도 더 많이 나온 사람을 임명하는 것입니다. 회장은 명실 공히 신자들을 대표하는 사목의 중심에 있는 직책입니다. 신자들이 직접 투표라는 과정을 통해 누가 섬기는 사람이고, 자신들의 대표가 될 수 있는지를 식별해내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키우는 산교육의 의미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나 지도자들을 뽑을 때 너무나 좁은 안목으로 투표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우리 본당의 회장선출 방법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선 투표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을 꾸립니다. 현 사목위원, 구역장 반장, 각 단체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고, 일반 교우로서 매주 모이는 말씀터에서 한 사람씩(역시 투표로 선발), 모두 합해보니 105명의 선거인단이 꾸려졌습니다. 투표자들은 후보자 추천 과정 없이 기표용지에 회장감으로 여겨지는 2사람의 이름을 기표하는 것입니다. 인기투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투표 전에 먼저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고 문건을 작성하여 선거인단에게 주었습니다. 문건에는 먼저 안 되는 사람을 열거했습니다. ‘우리 구역 식구이니까.’ ‘우리 고향사람이니까.’ ‘나와 친하고, 밥을 사주고 돈을 좀 쓰니까.’ ‘세속적인 견지에서 직업이나 겉으로 보기에 그럴듯해 보이니 괜찮을 꺼다.’ 그런 사람은 안 된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1사무 16,7).  
그리고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그는 검소하고 작은이들을 소중하게 여길 것입니다. 모든 교우들을 염두에 두는 보편성은 작은 사람 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신앙을 너무 좁게 신심차원이 아니고,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복음적인 판단기준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희생하는 마음과 겸손한 마음으로 봉사하는 사람입니다. 노약자들의 몸을 씻기고 궂은일에도 손발을 걷어 부치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교회 직분을 명예나 감투로 여기거나 자기사업의 이해관계로 연관시키지 않는 사람입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교우들의 입장을 대변해서 본당신부에게 직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목에 대한 이해와 본당 사목비전(소공동체)을 이해하고 다른 봉사자들과 소통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가정이나 개인 삶이 금전 문제 등으로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이 없어야 되겠습니다.

리더십을 가지고 앞장서서 교우들을 이끌고, 어느 땐 교우들과 함께 머물고, 어느 땐 교우들 뒤에 걸어가며 뒤처진 교우들을 도와주는 사람입니다(「복음의 기쁨」 31항 참조).  

물론 위에 열거한 사목회장의 덕목으로 제시한 것들은 실은 내가 살아야 되는 덕목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이번에도 부족한 저에게 좋은 회장님을 보내주셨고, 선거 후 여러 뒷말이 있을 정도로 회장선거의 열기는 뜨거웠고 관심은 높았습니다. 앞으로 보내주실 좋은 협조자들(사목위원)과 함께 우리 모두는 본당이 우리만의 천국(아지트)이 아니고 세상을 향해, 세상을 품는 원대한 복음화의 작은 전초기지로 나아가야 된다는 것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깨어있고 사는 그 만큼만 세상은 밝아질지도 모릅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 우리는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과 대화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큰 낭패는 모면할 것이라 여겨집니다.

서춘배 신부 / 의정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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