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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좋은가...


   

“어쩔 수 없었다” (김일회 신부 / 인천교구)
   기쁨과희망   2018-03-07 14:56:19 , 조회 : 233 , 추천 : 42



살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은 자기 합리화를 위해 자신의 잘못보다 관행이나 관습처럼 일어난 일에 대한 면피를 구하는 변명이다.

교구 신부들 모임에 가면 마음 설레면서 동료 사제들을 만났던 시간들이 참으로 많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교구 신부들의 시선이 달라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인운하 아라뱃길 반대, 계양산 골프장 건설 반대, 박근혜 퇴진 미사, 세월호 추모미사 등 많은 시국미사에 함께했던 인천교구 신부들이 어느 때부터인가 고정멤버 정기 출현처럼 많이들 사라졌다.

인천교구 신부들의 마음이 서로 갈라지게 된 것은 교구에 있는 두 개의 병원, 즉 인천성모병원과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문제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천성모병원이 복자수녀회에서 운영을 하다가 인천교구로 넘겨 운영권을 갖고 지낸 지 10년이 흘렀다. 그리고 국제성모병원을 운영한 지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인천성모병원은 10년 전 400명 직원에서 지금 1,500명의 직원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10년 전 노동조합원이 200명에서 지금 10명 정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매년 연말이면 교구 총회라고 했던 말이 사라지고 몇 년 전부터 교구 전체회의라는 명목으로 교구청 각 부서에서 1년 사업 발표를 한다. 어느 해인가 전체 회의 중 나는 손을 들어 질문을 했다. 인천성모병원은 노사문제가 심각하고 노동조합 탄압을 병원 경영자가 직접 관여해 조합원이 계속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런데 당시 병원장 신부님 말씀은 노동조합 탄압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병원 경영 문제에 있어 사제라는 마음보다 어쩔 수 없이 사업주로서 병원장의 마음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나이 드신 병원장 신부님의 호소 어린 말씀에 병원문제가 많은 신부들에게는 노동조합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10년 전 200명 노동조합에서 10년간 얼마나 탄압을 했으면 10명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는 모습을 보면 예전에 노동사목을 담당했던 나에는 부끄러움만이 있을 뿐이었다.  

10년간 경영진의 핵심이었던 병원장 신부와 부원장 신부가 작년 말 병원문제 관련 방송 보도로 갑작스럽게 교체되었다. 만일 문제가 없었다면 갑작스런 교체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병원 운영의 핵심이었던 부원장 신부는 교구에서 휴직 상태에 있다가 최근 면직되었다. 사제로 살면서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은 어떤 이유라도 용납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조합이 병원 운영에 걸림돌이라고 강제적으로 제압한 행동들, 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편법적 방법으로 자금 운영을 하거나, 많은 기업들이 관행처럼 했다는 좋지 않은 행동들이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로 이해될 수는 없다.

나는 인천교구 사제단의 한 일원으로 교구에서 운영하는 병원이 가톨릭교회 정신에 맞게 아름다운 병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일하는 직원들과 신부들과 수도자들이 육체적으로는 힘이 들더라도 서로 웃어가며 환자들에게 잘 대해 주는 병원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은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지금 인천교구 병원은 잘하는 방향에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김일회 신부 / 인천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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