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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좋은가...


   

성경 연구 시리즈 SACRA PAGINA를 번역하면서 (조장윤 신부 / 대전교구)
   기쁨과희망   2018-09-06 11:41:00 , 조회 : 55 , 추천 : 12



번역할 페이지가 눈앞에 나타난다. 글자가 흐릿하다. 눈을 가까이 대고 읽으려고 하면 알 듯 모를 듯하여 더 자세히 보려고 하자 꿈에서 깨어난다. 가끔 이런 꿈에서 깨어나곤 한다. 원로 사제가 되어 번역에만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꿈에서도 번역을 한다.

는 신약성경 전체에 대한 전 세계 영어권 학자들이 이룬 최근의 기념비적인 주석서이다. 나는 사제 생활을 30여 년을 할 때쯤 나 스스로에게 의문을 가졌다. 내가 강론을 하는 것이 참으로 복음의 가르침에 맞는가? 내가 소설을 쓰듯이 하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복음이 똑같은 이야기로 생각되어 별다른 감흥 없이 판에 박은 말씀을 전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스스로 반성을 했다. 적어도 복음에 맞는 말씀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열여덟 권으로 된 를 본당 사목을 하며 또 병원사목을 하며 영어 원문으로 읽었다. 약 3년이 걸렸다.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한 번의 독서로 아직 깊이 살이 되지는 않았다. 병원사목을 하면서 밤에 시간이 있기 때문에 마태오복음 주석서를 나 자신의 영적인 훈련을 위하여 번역을 해보았다. 그러다 보니 한 권을 다 번역했다. 주석서가 없어서 신학생들이 개신교 주석서를 본다기에 번역을 해보자 하고 전문지식도 없으면서 번역 일에 이끌렸다.

한 권을 끝낼 때마다 내가 알지 못했던 성경의 전체적인 의미와 전체적인 연결을 알게 되었다. 코린토 1서를 번역할 때는 코린토에 와 있는 것처럼 상상이 되기도 했다. 사도들의 서간이 전에는 아무 의미가 없었는데 번역을 하면서 서간이 얼마나 귀중한 책인가를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첫째 권인 마태오 복음서를 번역한 다음에 주위에 사람들을 모아서 마태오 복음서를 함께 나누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각 권을 마칠 때마다 주위 사람들에게 그 책의 가치를 전하고 싶어지곤 했다.

교부들과 성인들과 훌륭한 신학자들의 글을 보면 그분들이 성서를 읽고 묵상을 했을 뿐 아니라 주석을 했다. 너무나 훌륭하게 주석을 했다. 나도 강론을 할 뿐 아니라 주석을 해야 한다. 사람들과 함께 성경 모임을 만들어 주석서를 읽고 나누면 우리도 주석을 하는 것이다. 신자들과 함께하면 그들은 다른 이들과 진정한 보화를 나누고 싶어 할 것이다. 그래서 읽기만 하지 않고 주석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다. 모세는 백성 모두가 하느님을 알고 예언하는 이들이 되기를 바랐다. 바오로 사도도 신자들이 하느님의 성령을 받아서 말씀을 알아들을 수가 있다고 똑같은 취지로 말했다. 거룩한 독서는 주석까지 해야 한다. 필사와 침묵 중에 묵상도 좋지만 주석서를 읽고 나눌 그룹을 만들어야 한다.

나이가 많으면 눈이 안 보인다고 하는데 나는 의학의 도움을 받아서 죽을 때까지 주석서를 읽고 나누어야 한다. 하느님 나라에 가서도 똑같은 말씀을 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말씀이 얼마나 풍요롭고 얼마나 아름답고 힘 있게 구원을 가져오는가를 깨달을 때 평일미사 강론도 말씀을 나누며 큰 축제처럼 기뻐할 수 있다.

결국, 번역을 하면서 내가 가졌던 처음 두 질문에 대답을 얻었다. 첫째로 나는 나의 주장을 선전하지 않고 주님의 말씀을 확신을 가지고 전할 수 있다. 그리고 강론을 하는 것은 짐이 아니고 판에 박은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가장 아름답고 풍요로운 은총과 사랑을 나누는 기쁜 일을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조장윤 신부 / 대전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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