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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사이를 지나며..


   

교회 건축물을 보면서... (황상근 신부 / 인천교구)
   기쁨과희망   2016-06-08 11:40:12 , 조회 : 413 , 추천 : 88


오래 전에 Y신부는 사제관 이층에서 성당으로 가는 통로를 증축하였다. 거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는 없고 신부가 성당에 다니기 편리한 통로다. 옛날 서구 교회의 사제관 건물에서 간혹 볼 수 있었던 건축 모양이다. 그 신부가 그곳을 떠난 후 거의 다른 신부들은 그 통로를 사용하지 않았다. 사제관 건물이 변경되기도 해서 통로로는 물론,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 같지도 않다. 외관상으로도 보기 좋지 않고 답답한 느낌이 든다. 후임자가 그것을 헐어서 확 트인 경관을 만들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재정 때문에 그대로 살고 있다. 거의 신부 독단적으로 교회 건축이 이루어지다 보니 꼭 필요치 않은 건물도 이루어지고 잘못된 건축물도 발생하게 된다. 그러한 일에 신자들의 귀한 헌금이 낭비된다.

어떤 신부는 새로운 본당으로 이동할 때마다 거의 건축 일을 한다.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이미 있는 건물 뜯어 고치는 일을 한다. 가난한 지역의 성당에 가서도 또 건축 계획을 하고 있어서 사목회 임원 몇 사람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곳은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 모금도 어렵고, 건물 수리도 긴박하지 않다고 했다. 얼마 후 그 사목위원들은 사목회에서 배제되었고 전임 신부들이 긴축을 하여 모아 놓았던 돈과 신자들에게서 모금을 해서 건축을 하였다.

많은 신부들이 건물 짓고 수리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어떤 신부들은 건물 안에 벽을 헐어버리고 그 다음 신부는 다시 그 벽을 세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건물에 손대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다가 가는 신부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건물에 손대지 않는 사람들이 잘 한다는 말이 아니다. 일을 하려면 건물이 필요하고 제 때에 수리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생각해야 할 점은, 기다리거나 불편함을 참기 어려워하고 신부가 독단적으로 일을 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다는 태도가 문제가 된다.

교육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도 교육관 건물을 크고 요란하게 지었다고 신자들은 불평을 하기도 했다. 일부 신자들은 건축을 많이 하는 신부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기도 한다. 일반 사회에서는 흔히 건축과 관련해서 부정이 많기 때문에 교회 안에도 그런 조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떤 신부는 교회 건축을 하며 새로운 자동차를 구입했다. 그리고 비싼 음식점 등에 자주 다니는 것으로도 건축과 관련해 어떤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는 것 같았다. 일반 사회 사람들 중에는 이익과 관련된 일에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상상의 날개를 펴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복음적이고 영적인 일을 하기보다는 눈에 결과가 들어나는 외적인 일에 마음을 쏟기가 쉽다. 그런 일에 관심을 두고 일하다 보면, 본래 사명인 복음적인 일에서 마음이 멀어지게 된다. 신자들에게 교육이나, 기도, 강론준비도 소홀해지기 쉽다. 복음정신에 따른 노력이나 결과는 오래 걸리고 잘 들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 교회는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성장을 했기 때문에 많은 건물이 필요해서 건축이 많았다. 어떤 신자는 4번 집 이사를 다녔는데 가는 곳마다 건축헌금을 냈다고 했다. 지나친 교회 건축으로 신자들이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다. 큰 부담 때문에 교회에 대한 실망으로 교회를 떠난 사람들도 많았다.  

“성당을 건축하게 되면 마음의 성전이 무너진다.”서구의 오랜 교회역사에서 나온 말이다.

(황상근 신부 / 인천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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