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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사이를 지나며..


   

장애인 복지관 실습 ... (김기현 신부 / 인천교구)
   기쁨과희망   2017-01-09 09:39:49 , 조회 : 304 , 추천 : 63


시편에 보면 ‘그 얼에 거짓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씀이 있는데요. 그 말씀을 대하면서 장애인 복지관 실습을 하며 봤던 장애인들이 생각났습니다. 장애인들과 함께 있다 보면 평소와는 다른 마음이 생깁니다. 물론 처음 봤을 때는 어수선하고 시끄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긴 합니다. 하지만 함께 일하거나 작업을 하다보면, 가만히 아주 조심스럽게 미소 지어지곤 하는 저를 봅니다. 아마도 그들의 모습이 아이처럼 순수하기도 하고, 천사 같이 선한 눈빛을 가지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전혀 걱정 없는 편함이 있는 거 같기도 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런 이들을 보고 있으면 제 마음도 그러하게 닮아가는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물론 아직 그들과 살아보지도 못하고 책임져야 할 위치가 아니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일을 하다보면 정말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새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장애인직업센터에서는 장애인들과 함께 일을 하는데, 제 시선으로 일하는 것을 보면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좀 더 빨리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불량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요. 그들에게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 거 같습니다. ‘일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어느 순간 일할 수 있는 기쁨을 잊어버리고, 더 빨리 많이 해야 한다는 말에 쫓기게 되는데 그곳에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일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기쁨이고 보람이라는 것을 새삼 바라보게 해 주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좋아’ 하는 말을 해주고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사람을 만나면 흔히 그 사람에 대해서 어느 정도 대우를 할지 재고 판단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또 무슨 말을 하지 않으면 굉장히 불편하게 여기고 ‘뭐 잘못했나’ 하는 느낌을 갖기도 하죠. 그리고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아 주기보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잘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는데요. 장애인 분들하고 있으면 조금 다릅니다.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그 사람 옆에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새삼 바라보고 느끼게 해 줍니다. ‘말하지 않아도 돼. 그냥 옆에 있으면 돼. 그 자체로 소중한 거야’ 하는 느낌이 전해져 옵니다. 인간관계 안에서 오랜 만에 그러한 느낌을 받아보아서 그런지, 신선하고 더 중요한 거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하면 장애인을 비하한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어떨 때 그분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개콘’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일반 사람들은 예상되는 행동들을 하는 게 보통인데, 그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말을 던지기도 하고, 갑자기 막 웃기도 하고, 엉뚱한 말을 던지기도 합니다.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소란스러운 것이지만, 어떤 때는 내가 하지 못하는 ‘파격’을 그들이 일상의 삶 안에서 만들어 내고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예전에 어떤 신부님이 저에게 ‘너 같은 사람만 있으면 세상이 정말 재미없을 거야’ 하는 말을 하신 적이 있는데, 그분들은 그런 일상의 삶에 작은 파격을 주고 재미와 생기를 더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많이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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