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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사이를 지나며..


   

참스승 (김상기)
   기쁨과희망   2017-03-16 15:43:15 , 조회 : 617 , 추천 : 80


  1급 지체장애인 박성욱(24)씨는 척추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보고 듣고 말할 수는 있지만 팔과 다리를 쓰지 못한다. 그가 최근 2017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했다. 서울 중·고교 교사 중 장애인은 300여명인데 1급 장애를 가진 사람은 처음이다. 박씨는 꽃피는 3월부터 국어 교사로 출근한다.

기적 같은 일은 고등학교 2학년 수학여행 때부터 시작됐다. 친구들은 일본으로 간다며 들떴지만 박씨는 절망했다. 남 도움 없이 움직일 수 없는 그에게 해외여행은 냉혹한 벽이었다. 그를 위해 국어 교사였던 담임선생님이 나섰다. 휠체어가 다닐 수 있게 여행 동선을 짰고 박씨 어머니가 여행에 동행하도록 배려했다. 박씨는 담임선생님이 고마워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여행 내내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국어 교사가 되겠노라 다짐했다. 그 결심이 어찌나 단단했는지 서강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교직을 이수하면서도 학생들 마음을 더 이해하고 싶어 심리학을 부전공했다.

박씨가 스승의 배려로 꿈을 이뤘다면 정반대의 일도 있다. 희대의 탈옥범 신창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의 회고록 ‘907일의 고백’에는 초등학교 때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 선생님으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큰 상처를 입었는지 섬뜩한 표현까지 등장한다.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라고 머리 한 번만 쓸어 주었으면 내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야, 이 새끼야, 돈 안 가져 왔는데 뭐 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라고 소리쳤는데 그때부터 내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

졸업 시즌이다. 진학과 취업이 좋은 학교의 기준이 되는 시대에 참스승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스승의 은혜’ 노랫말대로 어버이 마음으로 참되고 바르게 살라는 스승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박씨를 펑펑 울린 선생님처럼.


*[편집자주] 국민일보 2017.2.12.일자에 실린 김상기 차장의 ‘한마당’ 칼럼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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