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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진(올리비에 드 베랑제)주교님을 회상하며 (서춘배 신부 / 의정부교구)
   기쁨과희망   2017-06-13 11:30:58 , 조회 : 393 , 추천 : 68



오영진(올리비에 드 베랑제)주교님을 회상하며
- ‘한국 교회, 세 가지 선결과제’

프라도 사제회를 한국 교회에 들여온 오영진 주교님이 얼마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주교님은 1976년에 김수환 추기경의 초청으로 한국 교회에 오셨습니다. 그 후 17년 동안 프라도 사제 양성과 가난한 이들의 사목에 주력하셨고, 프랑스로 돌아가신 뒤 생드니 교구의 교구장으로 봉직하셨습니다. 7년 전 스스로 임기를 마무리하시고, 이번에 하느님의 품안에 드셨습니다. 이번 주교님의 부음 소식을 들으면서 그분의 유언과도 같은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한국을 떠나신 뒤 어느 잡지에 기고한 ‘한국 교회, 세 가지 선결과제’라는 제목으로 언급 된 내용이기도 합니다.

세 가지 선결과제 중에 주교님은 첫 번째로 제대 주위에 너무 금전 소리가 요란하다며 상당히 무엄한 주제를 뽑으십니다. 미사예물을 언급하시며 한국 사회의 주고받는 자연스런 문화이지만 성사 거행 등에 통상적으로 주어지는 상당한 예물이 혼란스러웠다고 말하십니다. 가난뱅이 프란치스코 성인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교회를 쇄신하는 힘은 겸손과 순수한 복음정신의 고집스런 실천에 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로 우리 민족의 화해에 대한 각고의 노력을 주문하십니다. 주교님은 하루도 빠짐없이 북녘 형제들과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하시며, 당신이 죽기 전에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기도하고 계시겠지요.) 한국 교회의 가장 큰 과제의 하나는 민족 통일이라는 위대한 과업에 겸손하게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필자는 분단을 당연시하는 경향에 대해 염려하는 오 주교님의 목소리를 여러 번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도와 열린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화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용서의 필요성을 언급하셨습니다. 주교님은 우리 민족의 하나 됨은 우리 민족 차원을 넘어서 파편처럼 갈라진 현대 세계 안에서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것 같았습니다.  

세 번째로 민족의 삶에 접목된 한국의 신학이 태동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제는 당신이 뛰어난 신학자이시기에 가능한 제안일 것입니다. 평신도들의 불굴의 용기로 시작된 한국 교회, 자랑스러운 순교 선열들의 교회 그리고 이제 한국의 독창적 신학이 나와야한다는 것입니다. 복음이 그리스도인들에게 만이 아니라 한민족 전체의 수천 년 문화 속에 스며들고 아시아의 위대한 종교 사조들과 대화하고 그와 함께 제 삼천년기에 아시아 대륙을 복음화해야 할 커다란 과제가 한국 교회에 있다고 주교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한국 교회는 신앙의 원천(성경, 전례, 성전 등)을 공부하면서도 이 땅의 백성들이 겪고 있는 삶의 시련과 고통 등을 외면하지 않고 맞닥뜨려 이 시대에 맞는 변화된(발전된) 신학을 만들어 낼 수 있길 감히 바라셨습니다.

한국 민족을 너무나도 사랑하신 주교님의 충언을 깊이 새겨 오영진 주교님이 제시한 선결과제들을 실천해 나갈 때 주교님을 제대로 추모하며 그 뜻을 기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필자를 위시해서 프라도 사제들의 면면에 주교님의 복음적 열정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헌신이 새겨지길 희망해 봅니다.


서춘배 신부 / 의정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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