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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사이를 지나며..


   

좋은 집안이란? (홍성남 신부 / 서울대교구)
   기쁨과희망   2017-07-12 15:07:26 , 조회 : 202 , 추천 : 42



곧 아이를 갖게 될 어느 젊은 부부가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아이를 잘 키워서 좋은 집안출신이란 말을 듣게 만들고 싶다고 말입니다. 어떻게 키워야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물어왔습니다. 심리치료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좋은 집안’ 표지로 삼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방식에 있다고 심리치료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사람을 키우는 데는 양육과 사육의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양육이란 키우는 대상을 성장하는 존재로 인정하고 키우는 것을 말합니다. 나의 틀에 가두어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대상의 존재성, 특질을 고려하여 키운다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키운다는 것입니다. 사육이란 획일적인 사고방식을 강요하고 일체의 비판도 허용치 않고 강제적으로 키운다는 것입니다.

사육은 첫째 동물이건 사람이건 가두어놓으면 잔인해집니다. 또 자신이 가두어져 키워졌기에 다른 사람들도 가두고 싶은 즉 자기생각을 강요하고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분노를 참지 못하는 분노조절장애자가 됩니다. 요즈음 일어나는 강력범죄와 또한 독재자들에게서 이 모습을 보게 됩니다. 독재자들은 자기 뜻을 국민에게 강요하려고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국기를 흔들고 혼란을 야기하는 세력으로 매도하고 폭력을 행사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교회 안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자신의 뜻이 하느님의 뜻인 양 하느님의 이름을 빌어서 사고의 폭력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교회 안에서도 허다하게 일어납니다. 종교를 빌미로 신자들을 사육하면서 공동체를 정서적으로 피폐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자들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사목하는 것인데 기존의 단체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체시키거나 혹은 신자들이 기도나 하지 무슨 놀이냐고 하면서 단체보조비를 없애는 등의 폭력적인 사목을 합니다. 겉으로는 맞는 말인 듯 한데 신자 분들이 마음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사목자가 신자들을 양육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육하고 싶어 하기에 일어나는 자연적인 감정반응입니다.

두 번째는 사육된 사람들은 일반인이건 종교인이건 유머감각이 약합니다. 이들에게는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왠지 불편한 경직성이 느껴집니다. 군사정권시절의 전두환은 유머가 없을 뿐만 아니라 폭력성이 내재한 연설을 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렇게 유머감각이 죽은 사람들은 대체로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교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긴 시간을 말하면서 신자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데다 너무 심각하고 경직된 어조로 신자들에게 정신적 고문을 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끔 교우 분들로부터 강론에 대한 불평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 본당신부님은 강론 때 딱 복음대로만 강론을 하시는데 다 맞는 말씀인데 듣기가 어렵습니다. 꼭 익지 않은 밥을 먹는 기분이듭니다”라고 볼멘소리를 하십니다.

세 번째 특징은 획일적인 사고입니다. 대개 사육된 사람들은 창의적이질 못합니다. 획일적인 사고방식을 강요당하고 교육 받았기에 공식에 맞는 이야기의 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자기의견과 다른 사람에 대하여 받아들이길 힘들어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작은 변화도 허용하려하지 않고 오히려 과거로 퇴행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본당신부가 바뀔 때마다 전임자가 더 잘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경향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는 자유로운 혼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이 사람들을 종교적 우리 안에 가두고 사육하는 것을 대놓고 비판하신 분이십니다. 좋은 집안 출신이란 주님의 이런 자유로운 마음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홍성남 신부 / 서울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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